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46)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메셀 화석 유적(Fossillagerstätte Grube Messel)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매주 연재한다.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아픈 역사도 갖고 있는데, 2009년 현대적 교량 건설로 인해 자연 경관이 훼손됨을 이유로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명된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제명된 첫 번째 사례였다.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등재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다름슈타트의 메셀 화석 유적(Fossillagerstätte Grube Messel)은 5700만년,-3600만년 전의 에오세(世)(Eocene, 신생대 제3기의 2번째 시기)의 생활환경을 이해하는 데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유적이다. 길이(남북으로) 약 1,000m에 너비 700m(동서로)의 작은 유적이다.

특히 이 유적은 포유류의 초기 진화 단계에 대한 독특한 정보를 제공하며, 관절이 완전한 형태를 갖춘 골격에서부터 이 시기에 살았던 동물들의 위장 내용물에 이르기까지 예외적으로 잘 보존된 포유류 화석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유적지에서는 에오세에 관한 이해를 한층 높여준 화석이 풍부하게 나왔다. 신생대 에오세는 5,700만~3,600만 년 전으로서 지구상의 생물의 진화에 있어서 주목할 만한 시대였다. 이 시대는 포유동물이 모든 주요 육상 생태계에 확고하게 자리 잡은 때였다.

이 포유동물은 또한 바다로 다시 침투했고(예, 고래), 날아다니기도 했다(예, 박쥐). 이 지질시대에 북미, 유럽과 아시아는 끊어지지 않은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고, 에오세의 화석 기록으로는 현재의 구분 형태가 부분적으로 설명된다.

메셀 화석 유적은 이 시대의 중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둘도 없는 유적을 제공한다. 메셀 유적은 또한 화석의 보존 상태의 질과 수와 다양성에 있어서도 매우 뛰어나다.

이곳에서 발견된 화석은 포유류 화석의 진화가 다양하게 이루어지던 시기에 포유동물 진화의 초기 단계를 잘 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포유동물이 유일한 동물은 아니었으며, 조류, 파충류, 어류, 곤충류와 식물 화석도 모두 특별한 화석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에오세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으로서의 화석 존재지라는 점에서 메셀화석유적은 지금까지 발견된 유적 중 최상이며, 최고의 화석 산출지이다. 다른 해양 화석 산지와는 대조적으로 메셀유적은 에오세에 가장 뛰어난 생태계를 단편적으로 볼 수 있는 지역으로, 마치 실제로 존재했던 것처럼 보이게 한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고대 및 원시 너도밤나무 숲(Alte Buchenwälder Deutschlands)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독일의 고대 너도밤나무 숲(Alte Buchenwälder Deutschlands)은 빙하기 이후 현재까지 진행 중인 육상 생태계의 회복과 발전 과정을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이며, 다양한 자연환경이 교차하는 북반구의 너도밤나무(Fagus sylvatica)의 분포를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장소이다.

2007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슬로바키아(Slovakia)와 우크라이나(Ukraine)의 29,278㏊의 너도밤나무 숲에 독일의 총 4,391㏊의 다섯 개 숲이 추가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독일의 세 국가 영토에 걸쳐 있는 유산은 지금은 “카르파티아 원시 너도밤나무 숲과 독일 고대 너도밤나무 숲”으로 불리게 되었다.

북반구에 널리 분포해 있는 카르파티아 원시 너도밤나무 숲과 독일 고대 너도밤나무 숲은 그 생태의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며 너도밤나무 속(屬)의 역사와 진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사람 손에 훼손되지 않은 이 광활한 온대림은 유럽산 너도밤나무 순림 생태의 유형과 과정을 종합적이면서도 완벽하게 보여 준다. 너도밤나무는 온대의 활엽수림 생물군계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며, 마지막 빙하기 이후 현재까지 진행 중인 지구상의 생태계 회복과 발전 과정을 보여 주는 중요한 장소이다.

알프스·카르파티아·지중해·피레네 산맥 등 소수의 고립된 지역에서 자라는 유럽 너도밤나무는 마지막 빙하기 말 이후부터 수천 년이라는 단기간 내 인근 지역으로 퍼져나갔고 현재까지도 확산이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은 성공적인 식생 영역의 확장은 다양한 기후·지리적·물리적 조건에 대응하여 성장한 너도밤나무의 적응성 및 내성과 관련이 있다.

1296호 31면, 2022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