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57)

독일의 가장 아름다운 로마네스 양식의 교회 건축물:
마리아 라흐 수도원( Maria Laach Abteikirche)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을 매 주 연재한 바 있다.
2023년에는 2022년 기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신청된 8곳과 신청 후 자진 탈퇴, 또는 유네스코에 의해 등재거부된 문화유산을 살펴보도록 한다. -편집실

마리아 라흐 수도원은 본과 코블렌츠 사이에 있는 라흐 호숫가에 자리하고 있다. 11세기 팔츠의 영주 하인리히 2세 백작과 부인 아델하이드는 자식을 얻지 못하자 가족묘지로 사용할 땅에 부부의 구원을 위해 수도원을 짓기로 하였다.

부부는 성채 맞은편에 1093년 수도원을 지어 성모 마리아와 니콜라우스 성인에게 봉헌하였다. 그들은 이 수도원을 “호숫가의 수도원”이라 불렀다.

한편 1156년 지어진 수도원 성당은 독일의 가장 아름다운 로마네스 양식의 교회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역사

마리아 라흐 수도원은 성 베네딕도회 아플리겜 수도원 분원으로 시작하였다. 제 4대 아플리겜 수도원장 길베르트 신부가 1127년 마리아 라흐 초대 원장으로 임명되었고, 1138년 아바스가 되었다. 초기 40여명의 수도승이 이곳에서 수도생활을 하였다.

제 11대 수도원장 디드리히 2세 아빠스는 수도원 성당을 고딕약식으로 재단장하고, 수도생활을 쇄신하였다. 역사학자들은 디드리히 2세 아빠스를 ‘제 2의 수도원 설립자’라고 평가한다. 이후 마리아라흐 수도원은 150 여년간 수도생활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콘스탄츠 공의회(1414-1418) 이후 성 베니딕도 수도회 쇄신운동이 점차 강화되었고, 마리아 라흐 수도원은 쇄신운동의 중심이었던 부르스펠트 연합회에 속하게 된다. 수도원은 15세가 말에서 16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장된 도서관과 더불어 인문주의의 중심이 되었다.

17세기 후반반과 18세기에 라흐 수도원과 수도원 성당은 바로크 양식으로 확장되었다. 가대와 조서관, 수도원 건물과 식당, 정원 등이 증축되었다. 1802년 마리아 라흐 수도원은 프랑스 정부의 세속화 과정에서 폐쇄되었고, 수도원 부동산은 프랑스 국가재산으로 귀속되었고, 나폴레옹이 패퇴한 뒤 1815년 비엔나 총회에서 프로이센의 소유가 되었다.

독일 예수회는 1863년 수도원 건물을 인수하여 ‘collegium Maximun’신학원을 설립하였다. 도서관을 재건하고 집중적으로 종교 저널리즘을 발전시켰다. 이때부터 수도원은 ’마리아 라흐‘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1892년 문화투쟁으로 인해 다시 신학원이 폐쇄되고, 예수회는 성 베네딕도회에 수도원 인수를 제안하고, 베네딕도회는 1892년 빌헬름 2세의 허가를 통해 전식으로 마리아 라흐 수도원을 인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33년 나치에 의해 쾰른 시장직에서 해임된 콘라드 아데나워(후일 서독 초대 총리)는 이 수도원에서 1년간 ‘콘라드 수사’로 은신생활을 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2006년 8월 27일에는 트리어 교구 라인하르트 맑스 주교 주례로 수도원 성당 축성 850주년 기념미사를 봉한 한 바있다.

마리아 라흐 수도원 성당

마리아 라흐 수도원 성당에 들어서면 동쪽 가대에 대형 모자이크가 장식되어 있다. 왼손에 요한복음 14장 6절의 말씀이 새겨진 복음서를 펴드신 예수 그리스도 상이다.

마리아 라흐 수도원 성당은 회라 2개, 가대 2개, 첨탑 6개로 구성되어있다. 수도원 중심이며, 독일에서 가장 아름답고 잘 보존된 로마네스크 건축물 중 하나이다. 성당은 갈황색의 라흐 응회암과 로트링엔의 흰색 석회암, 킬스의 사암으로 지어졌다.

지하 성당과 ‘파라다이스/라고 불리는 성당 서쪽 현관이 특히 아름답다.

마리아 라흐 수도원 성당은 놀랍도록 단순한 아름다움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서쪽 현관을 통해 성당으로 들어서면, 수도승들이 시간 전례를 하는 동편 가대를 볼 수 있다. 보이론 미슬학교의 작품인 예수 그리스도 대형 모자이크 아래 제대와 감실이 있다.

서쪽 끝에는 13세기 후반에 조성된 수도원 설립자 팔츠 백작의 무덤이 있다, 석관 안에는 팔츠 영주 하인리히 2세 백작이 영면하고 있다.

서쪽 3개의 창 스텐인드글라스는 구약과 신약의 치유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이 스테인드글라스는 테오드로 호이스 대통령, 아데나워 총리, 알트마이어 라인란드-팔츠 주지사가 기증하였다.

1310호 31면, 2023년 4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