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업단 선정한 추천도서(4)
문화사업단에서는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큰 반향을 얻고 있는 각 분야의 책을 선정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번 소개되는 책들은 인류학을 비롯하여, 경제, 역사, 문명사, 소수자의 인권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추천도서를 통해 독자분들의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기를 기대한다.
『인권과 소수자 이야기』
한국사회의 소수자 이야기를 풀어낸『인권과 소수자 이야기』. 이 책은 점차 다민족ㆍ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한국의 현실 속에서 소수자에 대한 인권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한 다음, 우리 사회에서 그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먼저 누가 소수자인지, 옛날보다 차별이 줄어들었는지, 시간이 흐르면 차별은 줄어드는지를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코리안 드림과 이주 노동자, 화교, 혼혈인 등의 유형별로 소수자를 나누어 현황을 알아본다. 아울러 국방의 의무와 양심적 병역 거부자, 동성애자 등 현대사회의 새로운 소수자들도 소개한다.
특히 다문화 사회란 소수자들이 자기 문화를 골방에서 누릴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떳떳하게 자기 문화를 누릴 권리를 가지는 것이라고 날카롭게 충고한다. 그리고 근대적 차별의 핵심인 인종주의와 민족주의를 배제하고 다수자와 소수자가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를 예상해보며 열린사회로 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그야말로 ‘마이너리티 리포트’이다.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수자들의 역사와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여성, 장애인, 노인, 빈민 같은 ‘전통적 소수자’뿐 아니라 화교, 외국인 노동자, 혼혈인, 국제결혼 같은 ‘인종·민족적 소수자’까지 모두 아우른다. 소수자는 그 용어와는 달리 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차별 여부로 구별한다. 여성이 소수자로 분류되는 이유다.
과연 소수자는 열등할까. 이 책은 우리들의 무딘 비판 의식을 차분히 뒤집는다. 손톱 밑에 박힌 가시 하나로도 온몸이 아픈 법.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많은 소수자가 ‘비정상인’으로 살아간다. 이 책을 통해 사회적 건강의 척도인 인권의 가치를 되새겨 보길 바란다.
『인권과 소수자 이야기』 박경태 (지은이) | 이영규 (그림) | 책세상 | 2007-01-30
『울지마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은 역사적, 종교적, 정치적인 모든 요소가 지금의 비극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유대인들이 로마제국에 의해 이스라엘 땅에서 추방된 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2000년 동안 이스라엘 땅에서 정착을 하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19세기 후반들어 국가건설을 위해 투쟁하던 유대인은 국가건설의 예정지를 성서에서 약속한 땅 팔레스타인으로 정했다. 이에 1917년 유대인들의 경제적 지원을 받고자 영국은 벨푸어 선언이라고 하여 영국의 외무장관 벨푸어가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을 위한 민족국가 수립을 지원한다. 여기에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으로 20만명의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이주를 하게 되고 종전 후 이스라엘을 건국하게 된다.
UN에 의한 확정된 국경을 보면 이스라엘이 56%, 팔레스타인이 43%의 영토를 가지는 두 개의 나라가 된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이 160만명, 유대인이 60만명으로 전혀 인구비례에 맞지 않은 영토 분할이었다. 그 이후 계속적인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영토를 확장하게 되고 팔레스타인사람들은 매우 좁은 영토에서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울지마 팔레스타인』은 2차 대전 종전 이후부터 2011년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현대사를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땅을 강탈당한 과정과 그들의 처참한 삶을 보여준다.
희망이 묶인 땅, 누가 팔레스타인을 미워하는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1세기에 어쩌다 ‘건국’을 부르짖게 된 것일까. 이 책은 2차 대전 종전 이후부터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현대사를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땅을 강탈당한 과정과 그 과정에서 점점 무너져내린 삶을 보여준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빨간 거짓말>에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강탈이 어떻게 기획되었는지 그 배경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이슬람교·기독교·유대교 세 종교의 공통 성지로 유엔에서도 ‘국제관리구역’으로 정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이 독점한 과정을 까발리며, 예루살렘만큼은 공유 지역으로 남겨 놓아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2부 <우는 심장의 풍경>에서는 이스라엘이 점령촌, 분리장벽을 건설하는 등 팔레스타인 땅을 무력으로 강점하는 과정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된 삶을 보여준다. 저자들이 팔레스타인에서 직접 보고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 현장감이 더하다.
3부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에서는 나날이 절망스러울 법한 현실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며, 4부 <누가 팔레스타인을 미워하는가>에서는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가로막는 세력들을 파헤친다.
『울지마 팔레스타인』 홍미정, 서정환 (지은이)| 시대의창| 2013년
1314호 23면, 2023년 5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