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문화사업단의 문화이야기

유럽 건축의 역사를 둘러보다: 1부

서양 고대의 건축 (5): 비잔틴 건축(1)

독일과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양한 건축 양식이다. 한국에서는 궁궐이나, 사찰 등의 문화유적은 그 건축 양식이 각기 일정한 데 반해, 독일과 유럽의 교회나, 궁전, 대저택의 건축 양식들은 그 건축 시기에 따라 확연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특별히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문화사업단에서는 다양한 유럽 건축의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 먼저 그 기초가 된 고대 그리스, 로마의 건축을 살펴보고, 이후 이른바, ‘로마네스크’, ‘고딕’, ‘바로크’, ‘로코코’ 양식으로 대표되는 유럽의 건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비잔틴 건축의 바닥은 대리석의 모자이크, 벽면에도 색대리석판이 붙여진다. 색대리석의 이용은 로마 시대 이래의 전통이었으나 대리석 자체의 반문(斑紋)을 이용한 구성적인 도양(圖樣)을 만들게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벽의 위쪽, 아치·돔·천장 등은 금색을 바탕으로 하는 다채로운 대리석 모자이크로 장식되고, 또 힘차고 우아한 공예품으로 빈틈없이 메워져 있다. 집중식에 알맞은 돔 공법(工法)과 장방형의 바실리카식과의 융합은 주로 돔을 중심으로 해서 사방에 반원통형을 붙이는 그리스-크로스형(정십자형) 플랜으로 시공되고 사방을 작은 돔으로 둘러싸는 방법도 쓰였다.

후자의 좋은 예로서는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사원이 있다. 비잔틴의 건축은 석재축조보다는 연와축조(煉瓦築造)로 된 것이 많고 11세기 이후는 사라센의 영향도 있어 유약을 칠한 색(色) 타일이나 색연와(色煉瓦)도 장식으로 사용되었다.

비잔틴 예술은 궁전과 교회 건축에서 발전하였는데, 교회 건축은 처음에는 이탈리아에서 발전한 긴 바실리카식 평면을 채용하였으나 점차 둥근 돔 지붕을 가진 집중형으로 바뀌었다.

박해가 그치고 그리스도교가 공인되면서부터 신앙의 영웅이 된 순교자들의 무덤 위에 성당이나 경당이 건축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순교자들의 성당이나 경당은 돔으로 된 동방 이방인의 무덤 형태를 모방한 것인데,

이 건축에서 집중식 교회 건축이 유래되었다. 바실리카의 유축형(有軸形)과 중앙 집중식의 유심형(有心形)을 결합한 비잔틴 교회의 그리스 십자형 평면은, 중앙 집중적인 방사상 평면으로 동방 교회에서 강조하는 위계적인 우주관과 잘 들어 맞았으며, 이러한 우주관은 건축적·회화적 표현 방식을 두루 융합하여 성당의 돔·벽·천장 등에 꾸며 놓은 프레스코나 모자이크와 같은 교회 장식의 도상(圖像) 체계에서 뚜렷이 드러났다.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와 비잔틴 제국

비잔틴 제국은 멸망한 시기는 1453년으로 명확하지만, 건립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비잔틴이라는 명칭은 콘스탄티노플의 원래 이름인 비잔티움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이것만을 기준으로 하면 이미 동로마 제국부터 비잔틴 제국이 된다.

실제 당시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비잔틴이라 부르지 않았고, 신로마나 동로마 제국이라 불렀다. 이런 배경 아래 비잔틴 제국의 대체적 정의는 476년에 서로마가 멸망한 뒤 동로마가 남아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잔틴 제국의 기초를 닦은 것은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재위 527~565)였다. 비잔틴 건축 역시 이때 완성되면서 가장 융성했다. 대부분의 건축양식이 초기 때 기초가 잡히고 전성기에 도달하는 데 반해, 비잔틴 건축은 초창기 유스티니아누스 때가 전성기였다.

그는 기독교권 전체에서 콘스탄티누스와 함께 가장 많은 교회를 지은 황제이며 동방정교 내에서 보면 단연 1등이다.

220여년 앞선 콘스탄티누스와 개인적으로 심한 라이벌 의식을 느끼며 그를 능가하기 위해 교회건축을 크게 일으켰다. 이를 합해서 유스티니아누스 교회라 부른다.

비잔틱 건축의 특징: 그리스 크로스와 펜던티브 돔

비잔틴건축은 그리스크로스(정십자형)의 평면구성과 펜던티브 돔의 구조로 요약할 수 있으며, 아울러 이 두 가지를 실제 건물에 혼합, 응용해서 이전에 서방의 초기기독교 건축에서는 보지 못했던 다양하고 새로운 교회 공간과 구조공법을 창출해냈다.

그리스크로스

그리스 크로스는 네 팔의 길이가 같은 정사각형 윤곽의 십자가 형태를 의미한다.

초기 기독교 건축의 바실리카 교회에서 파생한 아래쪽 팔이 긴 라틴 크로스와 교회건축의 짝을 이루는 구성이다.

공간의 느낌과 종류에서 라틴 크로스가 행렬 등 제식에 맞는 선형 공간인 반면 그리스 크로스는 중앙의 크로싱이 초점 역할을 하는 중앙 집중 형 공간이다.

상징성 측면에서도 라틴 크로스가 서방 가톨릭을 대표하는 반면 그리스 크로스는 동방정교를 대표하며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이후에는 신교를 대표하게 된다.

펜던티브 돔

그릭 크로스의 정사각형 크로싱 위에 원형 천장인 돔을 얹는 기술이다.

로마를 비롯한 서양 건축에는 없던 비잔틴 건축만의 첨단 발명품인데 관건은 정사각형 위에 원형 천장을 얹는다는 사실이다.

판테온에서 완전한 반구를 만드는 돔의 기술이 완성되었다고는 하나 평면은 원형이었다.

이것을 정사각형 평면 위에 얹는 것은 차원을 달리하는 새로운 기술을 요구했다. 평면과 지붕의 형태가 다를 경우 기술의 난이도는 급격히 높아지는데 이 조건을 만족시킨 것이 펜던티브 돔이었다.

다음 회에서는 대표적인 건축물들을 살펴보며, 비잔틴 건축의 특징들이 어떻게 개별화 되어 나타나는 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1337호 23면, 2023년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