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51)

정신질환 ➃

정신 질환 또는 정신병, 정신 장애는 개인적, 사회적 기능에 있어서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 정신적인 이상을 가리킨다.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질환에 따라 평생에 걸쳐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며,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발병에서 그치기도 한다. 원인은 불명인 경우가 많지만, 밝혀진 것들은 대부분 선천적인 뇌의 문제나 심각한 스트레스에 큰 영향을 받아 발생한다.

지난 회에 이어 조현병을 계속 살펴본다.

조현병이란, 말, 행동, 감정, 인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복합적인 증상들이 나타나는 질병으로, 이 병에 걸리게 되면 사람들의 말소리와 같은 환청이 들리기도 하고, 엉뚱한 망상이 생기기도 하는 대표적 정신질환이다.

조현병의 원인에 대해서, 유전적, 신경 해부학적, 생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연구 및 사회심리학적의로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무엇이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 있는 것이 발견되지는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질병과 같이 생물학적 유전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환경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발병한다는 학설이 일반적이다.

조현병은 환자마다 다른 다양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분열병이 도대체 어떤 병인지 혼란에 쌓이게 된다. 모든 환자에서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때문이다.

조현병도 결코 불치병이 아니다. 위에서 소개한 정신질환과 같이 본인이 노력하고 꾸준히 치료한다면 얼마든지 그 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생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의학에서 실없이 웃는 미친병이라고 불리는 癲狂症(전광증)은 오늘날의 정신병으로 보는데 그 증상이 陽的(양적)이며 광란이 심한 것은 狂症(광증), 그리고 陰的(음적)이며 靜的(정적)인 것은 癲症(전증)으로 구분하고 있다.

광증의 狂(광)은 잠을 잘 안자고, 잘 먹지도 않고, 자신이 고귀한 듯 말하며, 허황한 말을 하고, 상대방에 말을 가려 할 줄 모르고, 욕설을 하기도 하고, 옷을 단정히 입지도 않고, 활동이 많아지고,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하는 증상이다. 정신분열 병의 긴장형과 조울병의 조기상태에 해당한다. 보다 動(동)적이고 陽(양)적인 증상을 말한다. 필자에게 찾아온 양적인 환자들도, 몇 분을 앉아 있지 못하고 일어나 다니면서, 이것저것 만지고 두드려 보며, 무엇을 깨트릴 것 같은 행동에 주위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 스위스에서 부모가 백혈병을 치료하려고 올 때 같이 찾아온 젊은이는 식사대접이나 해서 보내려고 식당을 갔더니,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가 갈 정도로 왔다 갔다 하며 기물은 만져보고, 흔들어 대며, 그의 가족들과 우리들은 불안하게 했다. 이에 반해 전증의 癲(전)은 가만히 누워서 한곳만 응시하거나 언어에 일관성이 없고 언어내용에도 윤리성이 없어 보이며 정신분열병의 망상형 또는 조울병의 鬱(울)상태에 해당된다. 보다 靜(정)적이고 陰(음)적인 증상이다. 발병이 되면 마음이 침울해지며 평소와 언행이 달라진다. 때로는 졸도하기도 하고 어지러움 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말을 잘하던 사람이 말하길 싫어한다. 반대로 말이 별로 없던 사람이 말이 많아지기도 한다. 또한 정신상태도 이상을 가져와 바보스러워진다. 이병은 유전적인 素因(소인)과 心血不足(심혈부족) 및 정서의 불안정으로 말미암아 발생한다. 결국 자기의 뜻을 이루지 못한 실의와 좌절감 등에서 오는 일종의 정신이상과 간질의 혼합형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처방을 양적인 처방과 음적인 처방으로 구분한다. 음적인 증상에는 심혈부족의 처방으로 위에 소개된 공황장애의 처방으로, 그리고 양적인 증상은 痰火(담화)가 원인이기에 담을 경락에서 몰아내는 아래 처방을 낸다.

半夏(반하) 陳皮(진피) 茯笭(복령) 大棗(대조) 生薑(생강) 枳實(지실) 竹茹(죽여) 炙甘草(자감초) 膽南星(담남성) 遠志(원지) 石菖蒲(석창포)

치료하기가 힘든 원인중의 하나는 의사나 환자 자신들이 처음부터 불치병이라고 인정해버리고 치료를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걸리고 힘든 치료이긴 하지만 평생을 그렇게 살게 된다는 생각을 하면 끔직한 일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하지만 치료는 사실 어려운 질환이다. 필자에게 Saarland에서 찾아온 40대 중반 남성도 200km가 넘는 이곳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침 치료를 위해 다녔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가까운 거리라면 필자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치료를 계속하겠는데 항상 그 남성의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서 운전을 하고 찾아오는 모습이 큰 부담이 되었다. 환자의 아버지의 반대로 치료를 중단하게 되었는데 그 환자는 실증이기 때문에 집에서 瀉血(사혈)을 해보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거라며 부황기를 하나 싸주며 사혈하는 방법을 일어주며 보낸 적도 있다. 또 지난주 이곳 Frankfurt에서 몇 년 전 우리한테 다녀간 여성이 전화를 했다. 왕진을 올 수 있냐는 거다. 19살 먹은 소녀가 가정환경 때문에 시작한 정신질환으로 가족전체가 힘들어 하고 있는데 치료를 시작하고 싶다는 거다. 저녁에 찾아가 보니 환자자신은 치료에 관심도 없다. 어머니가 일찍 죽고 아버지와의 갈등 때문에 마약을 시작하고 지금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듯 했다. 아저지가 수입한 생커피를 볶아서 다시 판매를 하는 큰 회사를 운영하는데 저녁에는 직원들과 아버지도 퇴근을 하고 회사에 있는 큰 집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단다. 우선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가족과의 관계가 사랑으로 이루어 져야 할 텐데 치료하기가 힘 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끼리 더구나 환자자신이 치료할 의지가 없으면 치료가 불가능하니 잘 결정해서 연락해 달라고 하고 돌아오면서 참 씁쓸함을 느꼈다. 의사의 협조도 필요하다. 가끔 환자들이 필자에게 치료를 하면서 담당의사에게 한방치료에 대한 의사를 묻는데 적극 지지하는 의사들은 많지가 않다. 간질로 필자에게 찾아온 한 여성 환자는 담당의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3-4개월 치료를 하고 지금은 20년째 재발되지 않는다. 완치가 된 셈이다. 그 의사는 EEG로 검사를 하면서 본인이 하루에 3개씩 복용시켰던 진정제를 점차적으로 줄여가면서 치료에 협조했다. 나중에 그 환자가족들과 같이 만나서 와인도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지금까지 계속 관계를 가지다가 그 의사도 이제는 Rentner가 된다며 연락을 해왔다. 현대의학과 동양의학이 서로 협조하며 환자를 치료하는 그런 시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중국은 그런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 병원에서 서로 서로 진단에 협조하며 치료도 서로 의뢰를 하면서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을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 참 아쉽다.

정신질환의 치료는 간단히 종합해 보자면 우선 實證(실증)과 虛症(허증)으로 구분하고 그 질환이 뇌질환인지 아니면 심신허약에서 오는 질환인지를 파악하고 그 원인에 맞추어 치료를 하면 치료가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1298호 25면, 2023년 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