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근교 가볼만한 곳 (1)

재독화가 황수잔

중세기로의 시간여행, 어느덧 동심에 빠져드는
미켈시가의 크리스마스시장 (Weihnachtsmarkt in Michelstadt)

오랜 세월의 타임머신이 멈춘 것 같은 당시 그대로 고풍의 퇴색한 건물들, 작은 도시의 촌스런 아기자기한 시장과 광장, 미로의 좁은 골목길등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에는 인정많은 소박한 옛 이야기를 간직한 곳 들이 많다.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오덴발트(Odenwald) 숲속에서 환상적인 중세기로 돌아간 듯한 ‘미켈시가의 크리스마스시장’ 이 열렸다. 코끝이 찡하도록 시린 추위 속에서 어른, 어린이 모두가 하나 된 많은 인파가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이곳에서 맞이한다. 그 시린 추위 속에서 우리 부부는 발을 동동 구르고 호호 입김을 불면서 아기자기하게 차린 조그만 가게 앞에서 뜨겁고, 달콤하고, 향기로운 글뤼와인(Gluehwein)을 마셨다. 그 순간 얼었던 몸이 따뜻해지면서 소박한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

그 맛을 잊지 못해 우리들 부부는 이곳을 자주 방문했다. 글루와인(Gluehwein) 컵에는 이곳 풍경이 그려져 있고 ‘오덴발트 미켈시가의 크리스마스’ (Odenwaelder Weihnachtsmarkt Michelstadt)라고 쓰여 있다. 매년마다 년도가 써 있어서 우리는 기념으로 그 컵들을 모으고 있다.

독일 사람들은 숲을 대단히 사랑한다. 숲은 그들의 삶의 쉼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숲을 찾고 이곳에서 마음의 평화를 갖는다. 그들이 가장 자랑하고, 방문하고 싶은 숲은 오덴발트(Odenwald)로 프랑크푸르트 마인에서 남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산악지대이다. Bergstrasse를 시작해서 Neckar강까지이다.

오덴발트는 독일에서 가장 온화한 지대의 아름다운 숲이다. 나무들이 울창하고 경사가 완만한 부드러운 언덕, 계속 펼쳐지는 아름다운 파노라마가 그동안 쌓였던 시름을 잊게 해 준다. 이곳의 대부분 산들은 600m를 넘는 산들이다.

산을 보기 힘든 독일에서 살고 있는, 제주도가 고향인 필자는 산을 유독 좋아해서 고교시절 1950m나 되는 높은 제주도 한라산을 3번이나 등반했다. 서울에서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고 있을 때에는 교사들끼리, 또는 학생들과 함께 등산을 거의 매년마다 했었다. 지금은 산이 보고 싶어 그리울 때면 이곳을 방문한다.

사람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면서 산책하기도하고 휴가를 보내기도 하면서 사시사철 방문객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 분위기 있는 호텔과 농가민박(Bauernhof)이 곳곳에 있어 머물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1세기 고대로마인들은 평화로운 전원풍경과 소박한 농민들이 살고 있는 이곳이 좋아 정착해서 살았다. 지금도 고대 로마인들이 살았던 흔적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리메스(Limes)는 그 당시 로마인들이 살았던, 게르만(Germanen)을 방위하기 위해서 지은 성곽인데 입구에는 보초가 서있었고 안에는 6000 명이나 넘는 군인들이 살았다고 한다. 지금은 이곳이 관광지가 되어있다. 리메스에서 당시 그들의 사용했던 부엌, 거실, 목욕탕 등을 볼 수 있다. 그들의 높은 미적 감각과 정서적으로 풍부한 민족임을 알 수 있다.

오덴발트에는 유적지가 많은 소도시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 시장, 아름다운 소도시 미켈시가에서

그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깊은 아름다운 소도시는 미켈시가(Michelstadt)이다. 이곳에는 그림 같은 중세풍인 독일집(Fachwerk)들이 지어져 있고 다양한 중세기의 문화의 흔적을 볼 수 있어 마치 중세기로 되돌아온 느낌이다.

미켈시가에서 가장 값진 보석으로 보호하고 있는 것은 역사 깊은 시청(historisches Rathaus)이다. 이 건물은 세계에서 가장 전문적인 건축가(누구인가는 알려져 있지 않음) 에 의해서 견고하고 동화에 나오는 집처럼 이색적인 중세기의 후기고딕으로 건축하였다. 기둥들은 무겁고 견고한 독일나무(Eichenpfosten)로 지었다. 정상(Giebel)에는 둥글고 뾰족하게 장식하였다. 같은 양식으로 아메리카에도 디즈니월드(Disneyworld)를 세웠다. 안에는 유서 깊은 도서관이 있는데 이 도서관은 1499년 Nicolaus Matz학자에 의해서 그의 고향인 이곳에 육필로 된 4000권의 귀중한 책들을 기증했다. 오늘날 이 책들은 대단히 귀중한 보배품으로 보관하고 있다.

수많은 지질학자들은 미켈도시를 고대로마인들이 살았던 농경의, 종교적인 거룩한 도시로 증명하고 있다. 시청 중앙에는 사방이 열린 공공장소로서 당시 이곳에서 재판을 하기도하고, 시청 앞 우물가 중심으로 열리는 장터가 비나 눈이 오면 장터가 되기도 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역사 깊은 시청(historisches Rathaus)으로 보존하고 있다.

미켈시가의 크리스마스시장은 시청을 중심으로 환상적인 크리스마스시장이 펼쳐진다. 중앙에는 성탄을 기다리면서, 귀여운 꼬마 어린이들이 나와서 “기쁘다 구주 오셨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등 노래를 부르면서 예수님 탄생하신 것을 알린다. 크리스마스시장은 1951년부터 시작되었다. 이곳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7m나 되는 피라밋 모양의 거대한 ‘호두까기 인형’이다.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Tschaikovski)의 유명한 ‘호두까기인형’의 경쾌한 멜로디가 연상된다. 그리고 나무로 만든 촛불 피라밋 상자가 있는데 거기에 촛불을 모두 켜면 정상의 프로펠라(Propeller)가 자동적으로 돌아가 촛불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된다.

길가에 줄줄이 늘어선 한국의 인정이 오가는 포장마차처럼 아기자기한 가게들, 그곳에 제 나름대로 특징과 개성을 살린 가게에는 초콜릿은 물론 크리스마스카드, 귀여운 인형들, 맛깔스런 음식들, 오색찬란한 예술적인 가지각색의 빨강, 노랑, 파랑, 보라 등 불타는 아름다운 촛불들이 끝이 없다. 카페, 케이크, 먹거리 등 목조 조각품들이 많은 실내 공간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별이 빛나는 깜깜한 밤, 구유에 누우신 아기예수께 별을 따라 찾아오신 동방박사 세 사람이 황금, 유황, 몰약을 드리고 있다. 곁에서 마리아와 요셉 양들이 조용히 쳐다보고 있다.” 기획한 목조 조각품들을 볼 수 있다.

눈꽃송이가 나무마다 하얗게 덮여있는 숲속의 아름다운 오덴왈드 미켈시가의 크리스마스시장, 사랑하는 가족과, 혹은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도하고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시식하면서 보내는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환상적인 밤은 일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미켈시장의 크리스마스 시장은 11월25일부터 12월23일까지 열린다.

1296호 28면, 2022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