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숙(마신간호학교 동문)
♬♪ Freude, schöner gottes Funken, Tochter aus Elisium. Wir betreten feuertrunken himmlisch dein Eigentum….♪♬♪
쉴러의 “Ode an die Freude” 시에 깊은 감명을 받은 베토벤이 9번 교향곡 4악장에 삽입한 합창곡이다. 이 불멸의 교향곡이 1824년 5월 7일 Wien에서 초연되어 올해가 200주년이 되는 의미 깊은 해이다.
그래서인지 베토벤의 입김이, 아니 그보다도 강렬한 그의 눈길이 곳곳에 번져있는 Bonn 도시에서 마산간호학교 제 35회 동문모임을 가졌다.
5월 31일부터의 3박 4일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금요일 오후부터 독일 각지의 도시 외에도 스위스, 오스트리아에서의 동문들이 속속히 호텔로 들어서자, 거의 대부분이 작년 Strasbourg 에서의 동문모임 후 일 년만의 만남이어서 그사이에 더욱 젊어진 듯 활기차고 명랑한, 반가움의 인사로 시끌벅적해졌다.
참석인은 동문 22명, 부군 13명으로 총 35명이었고, 두 쌍의 부부는 하룻밤만이라도 함께 하고파 따로 시간을 내어 방문해주었다.
프로그램 순서대로 총회를 마치고 호텔로 주문한 한국 도시락으로 맛있는 저녁식사를 한 후에는 모두들 즐겁게 맘껏 웃으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는데, 잠자러가기 전에는 다음 날 점심식사인 Lunchpaket를 만들면서 또 한 번 웃음의 함박꽃이 활짝 피었었다.
토요일인 다음 날은 아침식사 후 대절한 버스를 타고 Eifel 방향으로 떠났다.
처음 목적지는 Vogelsang IP 인데 히틀러 정권시절에 독일인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젊은 당원들을 위한 훈련소 교육현장으로 Allgau, Pommern에도 있는 세 군데 훈련소 중 제일 큰 곳이라는 설명을 버스를 타고가면서 들었다.
아침부터 비가 간간이 내리고 있었으나 그곳에 도착했을 때에는 비가 그쳐서 여기저기를 둘러볼 수 있었고 여러 종류의 흥미롭고 자세한 Info-Tafel이 있는 Besucherzentrum에서 단체사진을 찍은 후 자유시간을 가졌으며 일부 동문들은 NS-Dokumentation Ausstellung을 보러갔다.
Nordeifel 에 속한 Rursee가 시원스럽게 펼쳐진 멋진 자연 경관은 날씨 탓으로 제대로 즐길 수 없어 몹시 아쉬웠으나 그 곳에서 Lunchpaket로 맛있고 재미있는 점심식사를 한 후 다시 버스를 타고 역사 깊고 아담한 작은 도시 Monschau로 향했다.
가는 도중 역시 과거 17~18 세기에 면직물 제조업으로 유명했던 이 도시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듣고 도착해보니, 강이라고 부르기엔 규모가 작은 Rur 강 주변으로 식당과 카페,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한, 중세의 모습이 잘 간직된, 마치 동화에 나올 듯한 예쁜 도시였다.
“ Auf den Spuren der Tuchmacher, Erlebnistour“ 라는 테마로 관광안내를 예약한 장소, 이 도시의 랜드마크인 “빨간 집 ( Roteshaus)“ 에 가보니, 아주 친절하고 상냥한 중년부인이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안내는 한 시간 반의 긴 시간이 걸렸지만 중세기의 아기자기한 골목을 거닐며 재미있는 설명, 또 중간에 기념관에 들려 동영상 관람까지 할 수 있어서 지루한 줄 몰랐다.
다행히 Monschau에 있을 동안은 비가 내리지 않아 자유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고 Poseidon 이라는 분위기 좋은 그리스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식사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 날은 아침식사 후 호텔에서 멀지않은, 독일의 산 역사를 영상과 사진, 물품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역사박물관인 Haus der Geschichte 를 도보로 걸어갔다.
이 안내도 역시 90분이나 걸리는데 설명도 너무나도 재미있게 해주고, 더구나 70년도 이후부터는 우리도 같이 경험한 시대여서 모든 것이 더 감명 깊었다.
Führung 후에는 올해도 빠짐없이 맛있는 쑥떡을 해 온 동문 덕분으로 우리는 쑥떡, 찹쌀 모찌, Müsliriegel, Minisalami, 과일 등으로 풍성한 점심식사를 했다.
다음 코스는 Königswinter 의 Drachenfels !
Drachenfels는 Siebengebirge 에 있는 언덕으로 321m 높이에서 라인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전설에 따르면, 중세 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의 주인공인 지그프리트가 이곳에서 용을 죽인 뒤 그 피로 목욕을 하여 무적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그곳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Zahnradbahn 인 Drachenfelsbahn을 타고 갔는데, 올라가는 시간은 8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상에 올라가보니 라인 강이 마치 바로 발 아래로 흐르는 듯 가까이 보였고, 멀고 가까이에 있는 주위 산들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기며 가파른 경사에도 불구하고 Drachenfels Burgruine 까지 올라가보았다.
“화사한 날씨였다면 모든 게 더더욱 아름다웠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안고 다시 내려와 시내로 가는 전차를 탔다.
Bonn-Zentrum으로 돌아와 관광 안내를 두 팀으로 나누어했는데 테마는 “ Vom Mittelalter bis 18. Jahrhundert” 였다. 중세기부터 18세기까지의 도시 역사를 매우 흥미롭게 설명해주는 안내자는 또한 열정적인 음악애호가이기도 하여, 베토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우리는 이미 많이 피로하고 지친 상태였음으로 관광안내를 끝내자마자 곧바로 저녁식사를 하러 중국식당으로 가서 맛있는 음식과 흥겨운 대화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다음 날은 마지막 날로서 아침식사 후 평가회의 및 새로운 회장단을 선출하는 중요 안건이 있었다. 모두들 지금까지 수고해 온 임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앞으로 동문을 위해 수고해 줄 새 임원들을 만장일치로 선출한 후 모두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새 회장은 “사실 자격이 없습니다만 능력보다는 관심과 고마움으로 임원직을 받아들인다”는
겸손한 인사를 하며 성심껏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제 36회 동문회는 2025년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Schwäbisch Hall 에다 숙소를 정하고 Rothenburg ob der Taube 와 Würzburg을 관광하는 프로그람으로 구상하겠다고 했다.
회의를 마치고 가까운 독일식당으로 가서 점심식사를 한 후 모두들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에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며 이번 모임을 끝마쳤다.
Vogelsang IP / Besucherzent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