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재외동포 권익신장에 앞장서왔던
김성곤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을 만나다.

서울. 교포신문 특별취재진은 10월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단법인 평화에서 김성곤 전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이자 현 사단법인 평화이사장을 만나 김성곤 이사장의 그동안 펼쳐온 재외동포 관련 정책과 활동에 대한 대담을 가졌다.
이 자리는 세계한인언론인협회(회장 전용창)의 재외동포언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이며, 김성곤 이사장과의 대담에는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여익환 사무총장과 벤쿠버 중앙일보 표영태 기자도 함께 하였다.
이 자리에서 김성곤 이사장은 해외동포와 관련 여러 메시지와 당부를 말하였는데, 이를 강연형식으로 풀어 독자들에게 전한다.

–  해외에서 찾는 한민족 정체성

한 민족이 존재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 문제를 가장 일찍 파고 든 민족이 이스라엘 민족입니다. 구약이 처음부터 존재한 것이 아니라 바빌로니아의 침략을 받고 유폐를 가면서 거기서부터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이 무엇이냐 하는 의심들을 갖게 된 거예요.

어찌 보면 우리 한민족도 역사적으로 수난을 겪어서 살던 곳을 떠나서 밖에서 자기 민족의 정체성을 찾은 것예요. 그래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은 국내보다도 해외동포들에게서 더 찾아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우리가 공기 속에서는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잖아요. 그런데 해외에 살면, 한국인을 한국인답게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의심을 갖게 된단 말입니다.

유대인은 유대인을 유대인답게 만드는 것들이 몇가지 있어요. 가장 큰 것은 유대종교, 유대문화 이런 것인데, 우리 한국에는 유대종교와 같은 종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죠. 그러나 한국문화, 한국역사는 분명히 있는 거거든요.

아쉽게도 우리 한민족들은 해외에 나가면 2세, 3세가 되면 대부분 그 나라에 동화가 되어버려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민족들이 유대인, 중국인이죠. 그들은 쉽게 동화되지 않지요. 물론 동화되지 않는다는 게 좋은 거냐 나쁜 것이냐는 판단의 문제입니다. 어찌 보면 빨리 동화되어서 그 나라에 성공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쪽이 있고, 아니다 그래도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좋다는 쪽이 있는데, 저는 뭐 양쪽을 다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자기 나름의 색깔도 갖고 있으면서 그 나라에 잘 조화되어 잘 살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행이, 우리나라 국력이 70년대 이후로 경제적으로 굉장히 성장을 하고, 문화적으로 한류 바람이 불면서 해외 동포들이 자부심 내지는 그런 민족성, 주체성을 갖는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거예요. 예를 들어 한글도 전에는 잘 안 쓰다가, 이제는 한글을 쓰면 삼성이나 엘지 같은 대기업에도 취직이 되고, 또 한국문화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보니, 이렇게 필요에 의해서 한글을 익히는 경우가 있거든요. 어쨌든 해외동포들이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기가 쉬운 환경이 자연스럽게 되어버린 것이지요.

19세기말 20세기 초 한국의 민족종교지도자들의 역사관에 의하면 19세기말을 정점으로 해서 우리 민족이 운명의 사이클이 저점을 지나 상승기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일제 구한말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어려운 시기예요. 그런 예언이 지금 들어맞고 있어요. 해방되고 이후에 우리가 계속 성장하고 있잖아요. 물론 우리가 분단된 것은 상당히 문제입니다.

스포츠에서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저렇게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것이, 물론 개인의 역량도 있겠지만, 경제성장도 그렇고 분명 집단의 운 때문에 이루어진 부분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한국은 분명 성장세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마냥 성장한다고 좋아할 것만은 아니지요. 성장하는 만큼 품격이 같이 따라줘야 하는데, 아직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중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분단문제입니다.

– 해외 동포들의 역할

저는 해외동포가 갖고 있는 과제 중 하나가 평화통일에 재외동포들이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제시대 때 (나는 이런 얘기할 때면 이렇게 꼭 눈물이 나는데…)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많이 하셨잖아요, 물론 국내에서도 했지만. 근데 우리가 아직 완전한 독립을 한 게 아니잖아요. 완전한 독립은 우리민족이 하나 될 때, 그 때에서야 완전한 독립이 되는 건데.

그런데 지금 우리 남북한 동포들도 그렇고, 해외동포들도 그렇고, 분단을 너무 당연시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게 참 문제입니다. 다행히 근데 해외에서는 DPRK나 ROK로 부르지 않잖아요. 그냥 Korea라고 부르지요. Southkorea, Northkorea라고. 이것은 굉장히 다행스러운 거예요. 그러니까 코리아가 한 민족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에서는 계속 이름으로 주입을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해외동포들이 남북한 정부에 못지않게 진정한 독립을 위한, 우리 한민족의 가장 큰 과제인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한국문화와 한국역사에 대한 정체성을 좀 더 확립해서, 물론 국내서도 하지만, 해외에서 특히 요즘 한류가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까, 사실 저는 음악이나 스포츠는 한류의 초기단계로 보고, 조금 더 올라가면 한국의 정신, 한국의 역사, 이런 게 진짜 제대로 정립되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마지막으로는 경제적인 문제인데, 지금 한국이 세계 경제 10위권에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구조적으로는 취약한 바가 많고, 그리고 동포들이 성공한 사람들도 많지만, 어려운 사람들도 많아요. 그래서 국내경제인과 해외경제인 간의 네트워크를 (지금도 한상대회나 옥타가 있지만) 강화시켜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봅니다.

– 김성곤 이사장: 모두가 인정하는 재외동포 전문가

김성곤 이사장은 제 15·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재외동포 관련 많은 활동을 벌려온 모두가 인정하는 ‘재외동포 전문가’이다.

김성곤 이사장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민주당 재외동포사업추진단장,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재외동포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740만 재외동포의 권익증진을 위한 입법활동과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또한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문재인후보 선거캠프 재외동포위원장을, 2017년 대통령선거에서는 재외국민투표지원위원장을 지낸바 있다.

한편 현 한우성 제 9대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임기종료가 다가오자 제 10대 이사장으로 김성곤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교포신문 특별취재단) / 사진: 밴쿠버 중앙일보 표영태기자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192호 21면, 2020년 10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