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이해하자(65)

독일의 법제도(24): 독일의 입법심사의 체계와 심사기준

연방 및 주의 입법심사기준③

독일의 법령심사는 바이마르공화국에서의 법령심사부서의 취약한 지위와 나치체제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중앙집권적이고 독립된 부서에서 법령안을 법적인 관점에서 심사할 것이 요구되었다. 그리하여 1949년 10월 21일의 내각결정(Kabinettsbeschluß)에서 “내각은 법무부(Justizministerium)가 입법안의 준비과정에서 법률용어의 법형식성과 통일성을 심사하는데 참여할 것을 결정하였다. 이는 연방정부나 연방각부에서 발령하는 법규명령의 경우에도 동일하다”라고 결정하면서 연방법무부로 하여금 법령심사의 주도권을 가지도록 하였다.

그러나 현재 독일에서는 현존하는 연방법의 범위와 그 개정을 둘러싸고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즉, 너무 많은 조문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조문의 내용이 지나치게 구체적이라는 점, 규범홍수(Normenflut)현상으로 경제를 마비시키고 개별 국민의 활동가능성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점, 법령의 입안 및 작성에 있어서 현실에 적용되는 것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 및 입법자가 현실에 너무 늦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 법령의 개폐가 지나치게 잦다는 점, 법령의 실효성이 입법절차의 종료에 즈음하여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이다.

4. 현재의 규범적 제약과의 조화성 심사

입법작업을 수행할 때 준수되어야 하는 규범적 제약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입법에 있어서 동의의 필요성과 기타 법적 형태를 요구하는 것은 준수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상위의 법을 침해하여서는 아니되며, 새로운 입법은 전체 법규범체계 가운데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등이 있다. 전체적으로 가치있는 결정이 필요한, 즉 가능한 한 신속하게 결정이 정당하거나 또는 부당하다는 것이 증명될 수 있어야 하는 이 영역에 있어서는 입법작업을 수행하는 자를 위한 일련의 보조수단이 존재한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새로운 규정들이 가급적 마찰 없이 기존의 법질서에 도입될 수 있는 해결방안, 다시 말해 “기존법질서와의 연계”를 가능하게 하거나 혹은 특별규정을 통해 상황의 변화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추구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한편 기존의 조직이 기존의 절차를 통해 집행할 수 있는 규정이나 집행기구의 전면적 개편을 요하지 않는 규정들은 특히 적용에 적합한 규정에 해당한다. 집행의 책임을 지고 있는 단체나 기관으로 하여금 집행에 관한 규율을 스스로 마련하게 하거나 혹은 집행권한을 제3자, 예컨대 동일한 정도의 실효성이 유지되면서도 그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집행권한을 사인에게 위임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실행가능한 해결방안의 하나일 수 있다.

종합적 규율, 한계의 축소, 통제의 포기 또는 단순화(예컨대 사전적 통제가 아닌 사후적 통제, 완전한 통제가 아니라 대강적 통제), 특히 대규모 행정에서의 표준화는 실행가능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5. 이해가능성 심사

입법에 즈음하여 법령 및 조문의 작성방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법령명은 어떠한 것을 규정하고 있는가가 분명하여야 한다. 조문은 수범자에게 이해하기 쉬운것이어야 한다. 이해하기 쉬운 법령문이 되기 위해서는 그 법령의 규제를 받는 수범자의 관점에서 개념선택과 형식이 질적인 평가를 촉진하는 것이어야 한다.

즉 법실제적인 관계상 법문의 언어적인 개념, 의미와 내용이 수범자에게 친숙하고 개방된 것이어야 하며, 그러한 경우에만 법에 대한 인식의 획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조문의 기초에 있어서는 입법자는 조문이 탈법행위의 여지가 없고 법원의 심사에 견딜 수 있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법령문이 일반인에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은 법령이 구비하여야 할 최소한의 기본원칙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법령에서 규율한 구체적 내용은 법집행자에게도 이해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요청은 매우 보편적이고 오래되었으나, 아직도 오늘날의 법령은 이 점을 도외시한 채 여전히 불명확한 법령문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정보전달을 통한 법의식 내지 법감정을 형성은 “문외한의 영역에서의 평가의 일치”를 도모함으로써 법률을 사회적 규범으로써 일반인에게 친숙하게 하려는데 기인하며, 법령을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표현하여 국가적 제재매카니즘으로 합리화하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법령문은 장황한 설명문(Breitbandtexte)이 되어서는 아니되며, 전문적으로 작성될 때 유효한 것이 된다. 법령문은 법적인 명확성과 간결성을 지향하여야 한다. 일반적 이해가능성은 당연히 추구하여야 할 것이나 그것이 간결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아니된다.

6. 실효성의 통제와 집행력의 통제의 가능성 심사

실효성의 통제와 집행력의 통제에 의하여 오류가 있는 효과를 교정하고, 집행의 조건과 현실을 개선하며 나아가 입법의 정비가능성과 규율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통제는 심사기준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효과적으로 가능하게 되며, 이 기준은 입법목적의 공개와 조정에 의하여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사회적 문제의 해결과 문제조정의 수단으로서의 법률에 요구되는 제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입법기구(의회)의 한정된 제약성, 규범홍수라는 표어가 암시하는 규범수범자의 한정된 수용가능성에 부응할 수 있기 위하여 그 필요성 내지 불가피성에서 도출된 입법의도를 심사하려는 시도, 즉 법률이라는 도구를 보다 효율적․계획적으로 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입법심사기준은 이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특정 목적을 달성하려는 법률의 능력과 필요성에 관하여 제도화된 심사를 가능케하는 기준을 마련함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1237호 29면, 2021년 10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