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이해하자 / 95

독일 사회 ➀

인구 수 약 8,260만 명으로 독일은 유럽연합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이다. 현대적이고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독일은 대표적인 이민국이 되었다. 현재 독일에는 이민배경이 있는 사람들이 약 1,860만 명에 달한다. 독일은 이민규정이 가장 관대한 나라 중 하나다.

OECD가 2017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독일은 미국 다음으로 이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였다. 독일 국민 대부분은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높은 생활수준과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개척하고 발전하는 기회를 누린다. UN이 발표한 인간개발지수 2016에서 독일은 188개 국가 중 4위를 차지했다. 총 50개국의 이미지 순위를 나타내는 국가 브랜드 인덱스 2017에서 독일은 무엇보다 삶의 질과 사회 정의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사회국가인 독일은 국민의 사회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정의한다.

독일 사회엔 또한 다원화된 삶의 방식과 인종 및 문화적 다양성이 존재한다. 새로운 삶의 형태가 등장하고 삶의 현실이 변화하면서 독일 사회의 일상도 변화하고 있다. 또한 이민자들은 새로운 가치관과 경험으로 독일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독일 사회는 전형적인 삶과는 다른 삶의 방식과 다양한 성적 취향을 인정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양성평등은 확산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남녀 역할 구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 기회 역시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는 독일의 미래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주요 현상이다. 출생률은 최근 들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성 1명 당 1.5명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기대수명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은 2060년까지 독일의 총 인구수는 이민자 유입 정도에 따라 변화가 있겠지만 최대

6,76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인 인구 비율의 증가로 인해 사회 보장제도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했다.

지난 몇 년 사이 일어난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독일 사회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 상황에 노출되었고 경제력 차이에 의한 사회 계층화도 심화되었다. 2017년 독일 평균 실업자는 250만명으로 1991년 이래 최저치를 보였지만, 독일 국민의 1/5은 빈곤 위험에 처해있고 특히 젊은이와 한부모 가족의 빈곤 위험이 크다. 동서독 지역 간 사회적 격차도 여전히 존재한다.

적극적인 이민정책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민자들이 찾는 나라 중 하나이다. 2015년 독일에 2백만 명의

이민자가 정착하면서 이민자 수는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민자 중 상당수는 자국에서 위험을

느껴 보호를 받기 위해 독일을 찾았다. 시리아와 이라크 등 국가 출신의 많은 국민들이 특히

전쟁과 분쟁을 피해 고국을 떠나 다른 국가로망명했다. 2016년 독일로 온 이민자 수가 170

여만 명으로 집계된 이후 이민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난민발생 원인을 줄이고 비정규 이민자를 낮추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민절차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조율하려 한다. 이에 따라 독일에 더 이상 체류허가를 받기 어려운 이민자들의 귀환과 고국에서 이들의 재(再)통합 지원을 위한 정책을 실시중이다. 2016년 기준 독일엔 약 1,000만 명의 사람들이 외국국적을 소지했고, 이민배경이 있는 사람들은 1,860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민배경이 있는 사람들이란 이민자, 독일에서 태어난 외국인, 부모 중 한 명이 이민자거나 외국인인 자녀를 의미하며, 이 그룹은 전체 인구의 22% 이상을 차지한다. 이민배경이 있는 그룹 중 960만 명은 독일 국적을 보유했고, 이들 중 42%는 태어나면서부터 독일 국적자였다. 이민배경이 있는 독일 국적자 중 33%는 동구권과 구소련에서 거주하다가 귀환한 독일계 이주자이며, 나머지 25%는 귀화자이다. 2016년 한 해 동안 거의 110,400명에 달하는 외국인이 독일로 귀화했다.

이민자는 독일 사회와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한다.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점점 더 많은 외국 전문 인력이 독일을 찾고 있다. 연방정부는 인구구조 변화로 발생한 전문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이민장려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인구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자국 인재를 적극 활용하고 EU 국가출신의 인력을 유치하는 동시에 제3국 출신의 전문인력을 적극 수용할 계획이다.

취업비자인 EU 블루카드를 통해 고급 전문인력은 좀 더 쉽게 독일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보건이나 요양 등 극심한 인력부족을 겪고 있는 특정 산업의 경우 공인된 직업 교육을 받았다면 비(非)EU 국가 출신의 전문인력도 독일에서 일할 수 있다. 정부는 이민 관련 규정을 상호 연계한 법을 제정해 외국 전문 인력의 역량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민정책의 주요 과제인 통합

통합정책은 정치권의 주요 과제인 동시에 사회전체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통합은 상호적인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선 정책적 노력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민자들 역시 독일 사회에 통합하기 위한 자체 노력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체류법에 따라 영구적으로 연방공화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외국인은 정부의 통합지원을 받을 수 있다. 통합지원을 통해 이민자들은 독일어를 배우고 직업교육과 학교교육을 받으며 노동시장과 사회 통합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통합지원 정책은 사회의 이민자 배려와 이민자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사회통합강좌를 주요 통합지원정책으로 실시 중이다. 독일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은 언어강좌와 독일 사회의 기본가치를 배우는 오리엔테이션 강좌로 구성된 사회통합강좌를 수강해야 한다.

20세에서 34세 사이의 외국인 중 30% 이상이 직업 교육과정을 수료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연방정부는 이들의 교육참여 확대를 주요 목표로 두고 여러 방안을 실시 중이다.

2014년 국적법을 개정하면서 이중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되었다. 법 개정 전까지 부모가 외국인인 자녀는 23세가 되기 전까지 부모의 국적이나 독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1990년 이후 독일에서 태어나 성장한 이들에게 이와 같은 “선택의무“는 폐지되었다.

1267호 29면, 2022년 5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