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가족상담 전문가 배문정선생의
“알고 보내는 독일 유치원”(2)

교포신문사에서는 젊은 독자분들을 위해 교육 & 가족상담 전문가 배문정선생의 “알고 보내는 독일 유치원” 글을 1월 한 달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독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하는 바 이다. -편집자주

유치원마다 각각의 교육안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일을 하는 유치원은 “Teil Offenkonzept“으로 한 반에 5개 정도의 놀이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부엌 놀이 공간, 그림 그리는 공간, 휴식 공간, 작업 공간 그리고 책을 읽는 공간 등이다. 체육관과 작은 수영장, Garten등 밖에서 놀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채식주의자와 종교적인 상황을 인정하여 상황에 맞는 식단을 아이들에게 제공한다.

아이를 하원 시킬때에도 방침과 규정이 있어 부모가 미리 알려주었을 경우에 가능하며, 만약 미리 알려 주지 않았을 경우, 부모가 이미 작성한 자녀를 하원 시킬 수 있는 가능한 사람만이 (Abholungslist) 아이들 하원 시킬 수 있으며 처음 방문 시 신분증을 제시하여야 한다. 부부 사이라도 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없는 경우도 있어 교사들이 이 부분엔 민감하다. 유치원에서 본인 아이 외에 다른 아이들의 사진을 함부로 찍을 수 없고, 귀엽다고 아이를 부모의 허락 없이 만져도 안된다.

적응 훈련 (Eingewöhnung)

유아원이나 유치원에 예약한 후 자리를 받을 수 있다는 편지가 시(Stadt)에서 오면, 그때 자녀가 언제부터 유치원에 다닐지 계약을 하러 갈 수 있다. 계약 시 유치원을 둘러보고 여러 가지 정보도 얻게 된다. 생소한 독일 유치원 시스템 중 하나가 아이의 적응훈련 기간 (Eingewöhnungszeit)이다.

한국처럼 첫날부터 아이를 유치원을 하루 종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독일에서는 처음에 아이를 유아원에 보낼 때 3동안은 부모와 같이 한 시간 동안 유아원에 같이 있고 그 이후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최소 2주 또는 길게 잡으면 한 달 동안 아이를 유아원에 적응 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유치원도 기본 원칙은 같으나, 아이의 상황에 따라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적응하기 너무 힘들어하면 전화를 해서 부모님이 데리러 가야 하므로 이 시기에는 집에서 있으면서 아이가 유치원에 잘 적응하도록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부모도 헤어지는 연습에 필요하다. 부모가 눈물을 흘리거나 슬픈 표정을 보이면 아이는 부모와 더 떨어지기 싫어하고, 아이가 울고 부모도 우는 사태가 벌어진다. 아이는 부모가 헤어지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선생님과 또는 아이와 같이 놀고 있지만, 부모들은 그 슬픔이 걱정으로 바뀌어 전화기를 손에 놓지 못하는 경우 등이 있다.

적응훈련 기간에는 이와 같은 상황에 부모에게 전화를 하여 아이의 상태를 알려줄 수 있으므로, 걱정이 많이 되면 전화를 하거나 미리 선생님에게 전화를 부탁해도 된다. 적응훈련 기간이 끝났다고 아이가 싱글벙글 하면서 부모와 떨어지지는 않는다. 울 때도 있고 쉽게 떨어져 놀 때도 있지만, 아이가 울면 우는 데로 마음이 아프고, 잘 헤어지면 짝사랑에 마음이 아플 때도 있다.

잘 다니다가 어느 순간에 가고 싶지 않다고 아이가 울 때가 있다. 이미 유치원에 적응을 해 왔고 반복적인 일상에 지겨움에 대한 표시이므로, 이때는 단호하게 아이에게 설명 후 선생님께 아이를 맡기고 나와야 한다.

자녀 또한 부모를 테스트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건강하던 아이도 유치원에 가기 시작하면 자주 아프다. 감기, 콧물, 설사병, 열, 전염병 등이 자주 유치원에서 발생된다. 뛰어놀고 장난감을 같이 가지고 노는 아이들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므로 손을 자주 씻는 예방법 밖에 없다. 아프거나 결석을 하게 되면 유치원에 전화를 해서 알려 주어야 하고 전염병의 경우는 병원에서 진료 서류를 받아 보여주어야 등원 가능 할 때도 있고 일정 기간 이후에 자동적으로 다시 등원시킬 수도 있다.

다문화 가족

내가 교사로 근무하는 유치원은, 한 반에 많으면 2 명이 순수 독일인 정도이며 국적은 독일인이지만 나머지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아이들이다. 기본이 2개 국어를 하고 많게는 5개 국어를 하는 가정을 보았다. 멀리도 아닌 나의 일자리를 돌아보니 나를 비롯해 유치원 선생도 25명 중 3명을 제외하곤 순수 독일 교사가 없다.

2015년 이후 독일에는 200만 명 이상의 난민과 이주민이 망명을 신청했으며 17세 미만의 어린이 3분의 1 이상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2022년에 우크라이나로부터 독일에 이주하고 싶다는 사람이 백만 명 이상이 등록되어 있으며, 그중 약 350,000명이 18세 미만의 어린이였다.

지난 3년 동안 독일에서 최초 망명 신청을 한 아동의 90% 이상이15세 미만으로 4분의 1 이상이 취학 연령으로 독일 교육 시스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들은 독일어 능력이 부족하여 시작 단계에서 언어 위주가 아닌 퍼즐, 간단하게 참여할 수 있는 게임, 리듬, 악기 만들기, 색칠그림, 만들기 등을 포함한 대체 활동을 제공하며, 나아가 규칙적으로 그림책 보기, 과학 실험 그리고 다양한 프로젝트등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참여 하도록 한다.

유치원마다 체육공간이 하나씩은 있으므로 아이들이 신체를 통한 놀이교육으로 아이들의 사회성 및 운동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다문화 가정 이해하기프로그램

다문화 음식, 노래, 책등을 이용하여 문화를 이해하고 거리감을 줄이는 프로젝트이다.

집에서 모국어로 된 책이나 사진, 인형을 가져와 소개하는 시간도 있고, 나의 경우는 내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에 가서 한국어 책을 읽어주고 독일어로 번역을 해준 적도 있다. 출신 국가나 문화의 그림책, 게임, 인형, 역할 놀이 장비 및 장식품도 배치해 놓아 아이들이 구경을 할 수 있고 어린이집 입구에 모국어로 가족을 환영하는 포스터 또는 글자를 걸어 놓고, 출신 국가가 표시된 세계 지도를 걸어 놓아 그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교육도 한다.

어린이들과 함께 모국어로 된 어린이 노래, 동화 같은 것을 인터넷에서도 찾아서 듣기도 하며, 자연스럽게 ‘다름’ 과 ‘인정’을 배운다.

독일 유치원 시스템이 Bundesland 마다, 시 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미리 알려 드리며, 다음 호에서는 유치원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 배문정님은 브레멘 대학 교육학 석사 후, 현재 라운하임에서 유치원 교사와 교육 & 가족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1346호 17면, 2024년 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