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가족상담 전문가 배문정선생의 “나의 아이 이해하기”(7)

규칙적인 식사와 예절

유치원에 오는 아이들 중 집에서 밥을 잘 안 먹는다고 부모님들이 나에게 정보를 주지만, 유치원에서 밥을 적게 먹는 아이는 거의 보지 못한다. 유치원의 식단이 맛이 있어서가 아니라 몇 시간 동안 물을 마시고 뛰어놀고 나니 배가 고파서 먹는 시장이 반찬인 격이고, 식탁에 앉아 여럿이 같이 먹는 분위기 때문에 맛이 있는 것 같다.

아이에게 지정석 까지는 아니지만 본인의 자리가 찾아 앉도록 한다. 억지로 앉히지 않고 아이의 자리에 밥을 다 차려놓고 같이 먹자라고 권한다. 그럼에도 아이기 먹지 않으면 강요는 하지 않되 식탁에 같이 앉아 있어야 하는 규칙이 필요하다.

식사 중 핸드폰을 보지 않고 간단한 내용의 대화를 한다. 식사 중 잘못된 일을 아이에게 지적한다거나, 혼을 낸다거나, 강요하는 일은 하지 않고, 부부간에도 간단한, 가벼운 내용의 대화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한다. 아이가 무슨 말을 하면 받아주거나, 되물어 주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기분 좋은 식사 시간이 되도록 분위기를 형성한다.

만약 아이가 안 먹는다고 한다면 부모가 그 의견을 존중해 주어야 하며 지금 밥을 먹지 않으면 나중에는 밥을 차려주지 않는다는 말을 정확히 아이에게 전달한다. 그래도 먹지 않는다고 하면 주지 않는다.

아이의 배움에 있어서 어느 부분은 경험을 통해서만 배울 수 밖에 없으므로, 너무 큰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한다. 수면 교육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특히 늦은 저녁식사를 아이에게 따로 차리는 것은 좋지 않다.

식사 전 간식은 금물

직장 생활을 하는 어머니들은 아이를 유치원에 데리러 간 후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하면 참으로 거절하기 힘들다.

유치원 근처에 아이스크림 가계가 있는 경우, 비가 와서 아이스크림 가계가 문이 닫혀 있을 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나서 집에 가서 밥을 주면 아이가 제때에 밥을 먹지 않고 너무 늦게 먹으면 늦게 자게 되며 그럼 늦게 일어나게 되는 악순환의 반복이 일어난다.

이때 거절하기 힘들어 아이스크림을 사주게 될 경우,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아이를 밖에서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어린아이일수록 부모도 같이 놀아야 아이들이 오랫동안 밖에서 놀 수 있으며, 다른 아이랑 같이 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방법도 좋다.

식사 전 아이들이 배고픔에 과자를 먹으려고 하거나, 음료수를 마시려고 하는데, 이 떄는 과자나 음료수를 아이들 눈에 보이는 곳에 놓아두면 안 된다. 간식거리나 있는 것을 알면 아이들을 밥을 조금 먹고 간식을 먹으려고 하거나, 간식 먼저 먹고 밥을 먹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이들은 과자를 어디에다 사다 놓았는지도 알기에 저장장소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좋은 예이다. 점심식사 전 아이가 과자를 먹거나 단 음료수를 마신 후 입맛이 없어 점심밥을 적게 먹게 되므로 음료수 보다 물을 마시게 한다.

조리법과 식단의 변화

고기만 좋아하는 아이에게 야채를 잘게 썰어서 눈에 보이지 않게 잘 조리해서 먹는 방법이 있다. 그나마 아이가 먹는 야채가 있으면 상관없지만 아예 먹지 않으면 잘게 썰어서 고기와 같이 먹도록 한다. 어린아이일수록 부모가 먹는 음식을 같이 먹기에 이 조리법의 변화는 어린아이에게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어떤 양념 때문인지, 어느 야채 때문인지, 어느 때는 먹는지 안 먹는지, 자세히 살퍼 보는것도 좋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바꾸기가 더더욱 어려우므로 부모가 아이와 같은 식사 시간에 먹는 방법과 함께 조리법의 변화를 주면 가능하다.

식단에 아이를 참여 시키도록 한다. 아이와 같이 간단한 샐러드는 준비 하거나, 케이크를 같이 만든다거나, 피자를 만들면서 재료를 같이 선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본인이 한 음식은 엄마가 한 음식과 또 다르다. 같이 한 음식을 아이와 같이 예쁘게 꾸미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상은 금물

아이를 배고프도록 시간 조절을 하는 방법도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배고픔을 느끼고 배고프다고 표현하는 것도 교육에 한 부분이다. 만약 아이들이 아침이나 점심을 많이 먹었다면 저녁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으므로 먹을지 여부는 아이의 결정이며, 이 결정을 존중해 주여야 한다.

아이들에게 먹을 것이 대한 압박을 주거나 안 먹을 경우 벌을 주는 것도, 다름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보상을 제공해도 안된다. 특정 “보상” 음식을 휠씬 더 흥미롭게 만들고 부모님이 먹이고자 하는 음식이 더더욱 싫어하는 음식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저녁 식사를 즐겁지 않은 상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지 않는데 어떻게 먹을 수 있겠는가?

아이의 성향과 가족의 상황을 인정

심하지 않은 편식의 경우에는 기본으로 부모님께서 아이의 성향을 인정하고, 성장발달에 큰 문제가 없다면 큰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시는 것이 중요하다. 어른도 싫어하는 음식이 있듯이 아이에게도 있으므로 너무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

두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 늦은 시간에 식사시간을 가질 수 있으므로, 가족의 상황에 맞게 계획을 하는 것이 그 상황에서 최우선이다. 충분한 대처 음식도 있으므로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굳이 먹이려는 방법보다 대처 음식을 찾아보고 제공해 주어도 된다.

그리고 그 이후에 조금씩 편식을 줄여가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보통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기도 하지만 음식에 대한 아이와의 갈등이 심하지 않다면 대부분 점점 더 나은 식습관을 가지게 됩니다.

다음 호에는 “잠을 잘 못 자는 아이”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 배문정님은 브레멘 대학 교육학 석사 후, 현재 라운하임에서 유치원 교사와 교육 & 가족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1357호 17면, 2024년 4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