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복흠 한독 문화의 밤

복흠. 복흠 한독문화의 밤 행사가 11월 18일 16시부터 열렸다. 복흠한인회(회장:이연우) 주최로 열린 한독 문화의 밤 행사에는 많은 독일인과 외국인들이 참석해 행사의 성격을 잘 말해주었다.

여는 마당으로 4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두레 풍물패(단장:장경옥)의 사물놀이 공연이 있었고, 윤용근 사회자의 진행으로 국민의례가 이어졌다.

이연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방금 두레 풍물패의 신명 나는 사물놀이를 통해 보았듯이 여러 악기들이 서로 조화롭게 소리를 합하여 깊숙한 곳에서부터 신명을 끌어내는데, 이러한 소통은 때로는 간혹 믿기 어려운 소통의 기적을 만들어낸다.

언젠가 독일을 갓 방문한 어머니가 터키 할머니가 손자들을 위해 놀이터에서 우연히 만나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게 느낀 적이 있다. 서로 이름까지 호칭하며 한참 동안 각자의 모국어로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본 후 뒤늦게 어느 저명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의사소통에 있어 말과 언어의 비중은 겨우 7%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늘 우리의 잔치가 여러 악기들이 어울려 신명을 이끌어 내듯,이렇게 신명으로 서로 하나가 되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한다.

우리 민중 문화가 가진 이러한 융합의 에너지로 인해 국적이나, 성별,세대간의 차이를 뛰어넘어 모두가 어울려서 함께 행복하고 소소한 기적의 순간들을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

다시 한 번 자리에 함께해 준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여러분 모두 복흠 한인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며 여러분의 참여가 잔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Ruhr Str. 150번지에 위치한 ‘한국인의 집’을 방문해 다양한 한국 문화 강습반을 이용해 주기를 바란다,“는 말로 마무리 했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궂은 날씨와 도로 사정으로 인해 행사에 늦어졌음을 양해 구하며, “이연우 회장을 비롯한 복흠한인회 고문, 임원, 회원들의 협조에 감사를 드린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가 부족할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기쁘고 즐거운 시간이 되길 빈다.

올 한 해도 잘 마무리하고 각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함께 임하길 빈다.“며 축사를 마쳤다.

내빈 소개에 이어 이연우 회장이 80이 넘은 회원들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독일인 Sina의 K-Pop공연이 있었고 , 뒤를 이어 저녁 식사 시간을 가졌다.

임원, 회원들이 정성껏 준비한 저녁 식사를 마치자 윤용근 사회자 진행으로 2부 순서가 시작 되었다.

장주범씨를 중심으로 복흠 한인회 장년부 팀의 모듬북 공연이 있었고, 이선희 복흠한글학교 교장이 준비한 복흠한글학교 성인반의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공연에 앞서 이선희 교장은 “성인반 학생들이 동요를 부를 예정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나라의 드라마와 영화가 있는데 독일이나 미국 등 서구 문화에는 감흥이 없는데, 한국 음악이나 드라마를 듣고 보게 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눈물이 나기 때문에 전 세계인들이 한국 문화에 매료된다.

바로 한국 문화에는 “정, 흥, 사랑, 한”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따뜻한 정서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노래를 통해 이러한 따뜻한 정서를 느꼈으면 한다. 이러한 한국적인 정서가 계속 세상 속에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인사말을 마쳤다.

이어서 성인반 학생들의 동요 ‘섬집아기‘, ‘엄마야 누나야‘ 노래가 있었고 뒤를 이어 신정남씨 외 장년 회원들의 ‘라인 댄스;가 ‘내 나이가 어때서’ 가요에 맞추어 무대에 선보였다.

까만 색안경을 쓰고 무대에 오른 공연 팀은 나이를 무색 하게 신나는 율동으로 객석을 압도했다.

윤용근 사회자의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여흥 시간에는 에센에 거주하는 서광구 원로가 독일어와 한국어로 시를 낭송해 큰 인기를 모았다.

다 함께 즐기는 댄스 파티와 노래 자랑, 복권 추첨이 이어지는 가운데 임원들의 ‘가는 세월’ 합창이 있었고 한독 문화의 밤은 점점 절정에 이르렀다.

독일 청소년들의 팝송 열창은 복흠 한인회 잔치에서나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모습이었다.

이날 노래 자랑 순서에서는 김미애 회원의 ‘여러분‘ 노래가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더하는 시간이 되었고 가사 마다 숨겨진 의미를 절절하게 부르는 모습에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생필품으로 인기를 모으는 간장, 고추장, 라면, 쌀이 추첨이 되는 가운데 마지막 행운의 복 주머니는 최수자 권사가 200유로의 행운을, 1등 300유로 복 주머니는 독일인 청소년에게 각각 돌아갔다.

윤용근 사회자의 애창곡 ‘My Way’가 무대를 장식하는 가운데 2023한독 문화의 밤은 마무리 되었고, 이연우 회장은 마무리 인사로 귀갓길 안전을 당부하며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모여 한독문화의 밤을 즐긴 이날 행사는 한국과 독일, 다양한 민족이 만들어낸 문화 축제가 되었다.

나남철기자 essennnc@hanmail.net

1340호 10면, 2023년 11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