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야기 / 154 – 우주이야기 ➂

“세상 일에 답답함을 느끼면 하늘을 보라”는 말이 있듯이 하늘(어밀한 의미에서는 우주)은 우리에게 미지의 대상이자, 좁은 시야를 벗어나 보다 근원적이고, 본질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대상이다.

문화사업단에서는 일상사를 벗어나 모든 만물의 근원인 우주를 살펴보며 잠시나마 밤하늘의 별을 세는 어린 동심으로 돌아가 보고자 한다.

우주는 얼마나 클까?

‘우주’라는 말은 원래 ‘시간과 공간’이라는 뜻으로, 지구나 태양 전체를 싸고 있는 큰 공간의 호칭으로서 생긴 말이다. 이것이 공간과 물질의 모든 것을 포함하는 총체(universe)라는 뜻과, 지구 밖의 공간(space)이라는 뜻의 2가지로 쓰이고 있다.

‘우주(宇宙)’의 동양적 의미는 장자의 저서인 『장자』에서 처음 보였는데, 거기에서 그는 자연물의 시간ㆍ공간적으로 ‘무한함’을 가리켰다.

우선 가까운 지구를 살펴보면, 지구의 무게가 10의 25승 kg이라 하는데 얼마나 무거운 것인가? 가끔씩 하는 우스개 이야기로 10억의 중국인들이 한꺼번에 뛰면 지구가 흔들린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중국사람 한 명의 평균체중을 넉넉히 100 kg이라 하면 10억 인구의 총 체중은 1000억 kg이다. 10의 3승 kg인 것이다. 따라서 중국사람 모두가 한꺼번에 뛴다고 해도 지구가 흔들린다는 것은 허풍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무거운 것이 지구다.

다음은 지구의 면적을 살펴보자. 지구표면 중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은 전체의 1%라 하고 1 평방m 마다 사람 한 명 씩을 세운다면 현재 지구상의 총 인구의 1000배를 세울 수 있다.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넓은 것이 지구다.

이런 지구도 별과 별사이를 생각한다면 정말 하찮은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은 태양인데 이는 대구-서울 거리의 50만배 만큼이나 떨어져 있다. 최신 제트기를 타고 쉬지 않고 곧장 간다해도 20년이나 걸린다.

다음으로 가까이 있는 별 중의 하나가 알파 센타우루스라 불리는 별인데 1초에 지구를 일곱바퀴 반 돌 수 있는 빛의 속도로 여행하면 4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이를 현재 인류가 지닌 가장 빠른 운송수단인 로켓으로 간다면 (로켓의 속도는 제트기의 약 30배 정도이다.) 무려 10만년이나 걸리는 엄청난 거리에 있다.

‘별’(항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해서 에너지를 자체 방출하는 천체들로, 사실은 움직이지만 지구에서 너무 멀어 천구상에 고정된 것처럼 보인다.

즉, 태양이라는 별(항성)과 가장 가까이 있는 별(항성)은 ‘알파 센타우리 며 거리는 4.3광년이다. 눈에 보이는 북극성은 800광년, 우리은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는 22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모두 지구에서 육안으로 하나의 별로 관측된다.

한데 우리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수라 불리는 별과 기체의 집합체에는 이같이 드문드문 있는 별들이 1000억개에 달하고, 우주에는 이런 은하들이 다시 1000억개 정도나 있다고 추정된다, 다시 말해 우주 속 별의 수는 1,000억*1,000억 개. 이는 수학적으로 표기는 할 수 있어도, 실제로는 셀 수도 없어, 그저 “무수히 많다”라고 밖에는 정의할 수 없다.

우주는 망망대해요 인간은 그속의 물 한 방울에도 못미치는 존재이다. 그러나 이 하잘 것 없는 존재가 전체 망망대해를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현재 상당히 성공했다는 것은 인간이 작지만 우주의 소중한 부분임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빅뱅 우주론이 우주의 역사를 잘 설명해 주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우주의 크기를 알아내기는 어렵다.

빅뱅 우주론에 의하면 우주는 한 점에서 출발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약간 잘못된 표현이다. 관측가능한 우주가 아주 작았다, 가령 포도알 만했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관측가능한 우주란 우리가 볼수 있는 우주를 말한다. 이 말은 우주 공간이 무한히 크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는 한정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그것은 바로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다.

우주의 나이는 137억 년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의 공간으로 나가면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긴밀하게 연결된다. 아인슈타인에 의하면 물질이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속도가 빛의 속도이다. 그보다 더 빠를수는 없다. 빛의 속도는 제한되어 있다. 1초에 약 30만km를 갈수 있는 빠른 속도지만 광대한 우주공간에서는 그리 빠른 속도는 아니다.

가령 백만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까지 오려면 백만 년이 걸린다. (광년이라는 것은 빛이 1년동안 가는 거리를 말하므로 광년이라는 단위를 쓰면 공간과 시간의 양을 쉽게 연결할 수 있다). 137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는 어떨까? 물론 지구까지 오는데 137억년이 걸린다. 그 빛은 우주의 나이만큼의 시간이 걸려서 지구로 온 셈이다. 그런데 500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는 어떨까? 그 은하를 떠난 빛은 137억 광년의 거리를 날아왔지만 아직도 지구까지는 도착하지 못했다. 우주의 나이가 137억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아무리 멀리 날아가도 137억 광년 이상의 거리를 빛이 날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빛은 지구를 향해 오는 중이지만 아직 멀었다. 그래서 우리는 500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를 볼수 는 없다. 본다는 것은 빛을 보는 것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빛이 아무리 멀리 가도 우주의 나이에 해당하는 시간만큼만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가 태어나면서 부터 지금까지 빛이 날아간 거리가 바로 관측가능한 우주의 크기가 된다.

결국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의 크기는 우주의 나이에 의해 제한된다. 우주의 나이가 137억년이기 때문에 관측가능한 우주는 137억 광년으로 제한된다. 관측 가능한 우주 너머에도 뭔가가 존재할 테지만 거기서 출발한 빛은 결코 볼 수가 없다. 그래서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항상 유한한 것이다.

1358호 23면, 2024년 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