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64)

肝(간)질환 ➁

간에는 여러 가지 질환이 있는데 그중 가장 흔하고 중요한 것은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간염바이러스는 A, B, C, D, E형이 있는데 이들은 서로 전혀 다른 바이러스들이다. 고국에서도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A, B, C형인데 이중 만성간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은 B형과 C형이다. 간염에 대한 전염경로와 예후를 알아보자.

  • A형 간염

바이러스를 직접 접촉했거나 익히지 않은 해산물, 특히 생굴을 통해 전염되고 태반을 통해 전염될 수도 있지만 치료하면 완치된다. 주로 어린아이들이나 소년, 소녀들에게 나타나며 치료되면 평생 면역성을 얻을 수 있으며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 B형 간염

우리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간염으로 혈액이나, 성관계 시 분비물을 통해 전염된다.

감염된 산모가 신생아를 분만할 때, 어린 생명에게 감염된 경우와 병원에서 소독되지 않는 주사기, 다시 말하면 의사나 간호사의 취급부주위로 주사바늘에 찔려 전염되며, 가벼운 상처를 통해서도 전염된다. 어린 유아 때 감염된 경우 모르고 있다가, 수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90% 정도가 만성으로 진행된다. 또 성인이 되어 감염될 경우 10%정도가 만성으로 진행되며, 소수는 간의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키기도(간부전)한다.

B형은 예방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때문에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의 산모로부터 출생한 신생아, B형간염 환자의 배우자, 혈액제를 반복 투여 받는 환자(혈우병, 투석환자), 정박아 수용소 또는 형무소에 수용된 자나 근무자, 타인의 혈액 또는 분비물에 자주 접촉하는 의료관계자(외과의사, 치과의사, 수술실 또는 투석실 근무자, 혈액채취근무자), 성관계가 문란한 자, 동성연애자, 마약중독자 들은 특별히 감염에 조심해야 되며 예방접종을 권한다.

  • C형 간염

감염경로는 B형과 같으며 B형보다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나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며 50%가 넘게 만성으로 진행되며 세계 1-3%정도가 C형간염이 감염된 것으로 통계되고 있다. 예방 접종이 없다.

  • D형간염

감염경로는 B형 C형과 같으며 다른 형보다 증상이 매우 심하며 예후가 치명적일 수가 있으며 예방 접종이 없다.

▷E형 – A형 같은 경로로 감염된다. 증상도 약하며 만성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주로 인도나 멕시코에서 발병되며 예방접종이 없다. 급성은 주로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며 알코올, 약물, 세균 및 기생충 감염 등도 원인이 되며 콧물, 감기, 몸살, 발열, 관절통, 식욕부진, 구토증 등의 증상이 1+2주 계속되다가 치료하면 길어야 3-4개월 정도 지속되다가 회복되면 바이러스가 없어지고 면역항체가 생겨 다시는 같은 형의 간염에 걸리지 않게 된다. 발병 시 빌리루빈이 배설되어 소변이 갈색을 띠기도 하고 황달도 오지만 8-90%는 황달이 오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간염이 6개월 이상 치유되지 않고 진행되면 만성간염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간의 염증 및 간세포 괴사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간염바이러스, 알코올, 약물, 자가 면역, 대사질환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서 초래될 수 있다. 수년에 걸쳐서 간의 염증수치(GOP, GPT)가 정상이 되지 않고 오를락 내릴락 한다. 급성 간염과 달리 항체가 생기지 않고, 수년 후 전쟁상태가 끝나도 평생 바이러스 보균자로 남는다.

만성간염으로 장기간 간세포가 파괴되면 섬유질과 재생 결절이 들어차서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화상을 심하게 입으면 피부에 흉터가 남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화상흉터가 정상피부로 회복될 수 없듯이 간경변증이 되면 표면이 울퉁불퉁 해지며 정상 간으로는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간경변증이 심하면 황달이나 전신쇠약 같은 간부전 증상뿐만 아니라 복수, 간성혼수, 간성뇌종, 혈액응고이상, 그리고 식도 정맥류 출혈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는 등 사망의 원이 될 수 있는 합병증이 생긴다.

신장과 마찬가지로 해독작용을 하는 간 역시 우리 몸의 혈액이 모두 거쳐나가는 장기로 간경변증으로 간이 굳어지면 간으로 들어가야 할 혈액이 간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위의 다른 혈관으로 밀려가게 되어 간에서 이루어져야할 해독작용이 이루어 지지 않아, 뇌에 대한 독성이 나타나게 되며 밀려난 혈액으로 주변 혈관들이 늘어나게 된다.

혈관이 늘어나는 증상으로 가슴 배의 혈관에 작은 모세혈관들이 확장되어 붉은 거미가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또 직장의 혈관확장으로 치질이 생기며 또 식도 부근의 혈관확장으로 식도 정맥류가 생기게 된다. 식도정맥류의 경우에는 딱딱한 음식을 삼키거나 구토가 있는 경우 혈관이 터져 피를 토하는 경우도 발생하며, 이 경우에는 사망률이 매우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복수가 차서 배가 부어오르거나 해독이 되지 않은 독성물질로 인하여 혼수상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만성 간질환의 종착역은 간암이다. 간암환자의 80%는 이미 간경변증 상태이므로 간경변증이 간암으로 진행한다고 본다. 간암은 우리나라 남성에서 장암이나 위암, 폐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한다. 간의 70%는 B형에서, 그리고 20%는 C형에서 기안된다. 간암은 증상이 없이 진행하는 수가 많으므로 간경변증 환자는 조기발견을 위해 암혈청검사와 초음파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소화기질병, 우울증, 가슴앓이, 두통, 여자들의 양성 유방근종과 자궁근종, 현운(어지럼증), 중풍, 내상발열, 간질, 정신병 등 많은 질병들도 간의 이상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충격을 받거나 화를 내면 쓰러지는 것이 木성을 가진 간의 氣(기)가 위로 치솟아 뇌를 자극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한방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간염의 예방과 치료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필요치 않는 스트레스로 간이 鬱結(울결)되고 간에 風(풍)이 발생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시 한다. 필자에게 가끔 口眼歪斜(구안와사-갑자기 풍으로 입과 눈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마비상태가 된 상태)환자들이 찾아온다. 病因(병인)이 간이라고 이야기 하면 이해가 되지 않은 눈치들이다. 허지만 만성 간염환자들이나 간이식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구안와사가 자꾸 반복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다음 회에서는 간염의 치료방법과 임상 사례를 소개하도록 한다.

1324호 24면, 2023년 7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