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셀도르프 한인교회 창립 51주년 기념 예배

강정희

작년 이맘 때에 뒤셀도르프 한인교회 창립 50주년 기념예배와 제6대 이권행 담임목사 취임예배를 성대하게 치룬지 엊그제 같은데 어언 1년이 지났다.

오늘의 51주년 기념 예배는 한인교회 식구들과 함께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조촐하게 보냈다.

뒤셀도르프 한인교회는 파독 근로자들, 광부와 간호사가1973년 4월 1일에 독일 땅에 새로운 신앙공동체로 이루어진 교회이다. 지난 50년 동안 어려웠던 시절, 서운했던 시간, 허허 실수의 시간, 아픔에 베갯잇을 적시며 보이지 않은 눈물을 삭였던 시간, 파란만장한 곡절이 있었던 시절을 잘 이겨낸 성도들은 여기저기 사방으로 흩어져 사는 70을 넘어 80에 가까워져 오는 고령으로 인생의 황금기를 이곳에서 손발이 닳도록 고생하며 자식들을 키워 교육해 독일에 정착한 이주민들의 모범이 되는 분들이시다.

국경을 넘어 다른 땅에 뿌리를 내린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으리! 어느덧 우리의 몸이 세월을 말하기 시작한다. 눈은 침침해지고 귀도 어두워져서 목소리가 커지고 기억도 흐려져서 가끔은 입에서 감돌다가 말문이 막혀버릴 때도 있다. 교우들의 좋은 소식들 보다는 몸이 아파 힘들어하는 교우들을 위해서 중보기도를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그 뉘가 세월을 당하랴?

오늘을 축하하는 이 복된 자리에 음식은 마음이고 눈으로 반을 먹는다고 정성을 다하여 여신도 회원, 장년 壯年들이 차린 구수한 된장국에 구색을 갖춘 맛깔스러운 비빔밥은 콧등이 시리도록 맛이 있었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오늘의 이권행 담임 목사님의 설교대로 간절함으로 평안히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리.

마음의 빚 장을 열고 따뜻한 배려와 사랑으로 조화로움을 이루며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위하여 아름다운 공동체로 가꿔 나가는…

오늘이 있기까지 몸담은 교회를 위하여 헌신 봉사하시는 성도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렇게 살아가게 하소서!>

강정희

예지하신 이 땅에 한인교회 세우셔
십자가 사랑으로 지켜주신 은혜에
수북한 감사함으로 탄사가 절로 난다

치열한 삶 밭에서 주목을 불 큰 쥐고
고뇌를 꽃잎에 적셔 기어코 살겠다고
비바람 살을 에어도 질기게 걸어온 길

사랑은 한결같이 아끼는 맘이라고
상그레 눈 맞추며 서로를 받쳐주며
화목한 다릿돌 놓고 살아가게 하소서

세, 네모 동그라미 낮추고 숙이면서
가슴을 키우면서 마음 자락 내주며
주님의 향기 닮으며 하나 되게 하소서

불평을 단식하고 감사하게 하시고
쓰라림을 단식하고 인내하게 하시고
걱정을 단식하면서 신뢰하게 하소서

소망의 새순 내며 교류하게 하시고
부족함을 감사로 채워지게 하시고
지치고 늙은 외로움, 품어 안게 하소서

하나님의 뜻대로 우리 곁에 인도하신
이권행 목사님을 강건하게 하시고
주님의 은혜로 평안히 함께 가게 하소서

1358호 16면, 2024년 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