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가족상담 전문가 배문정선생의
“나의 아이 이해하기”(3)

자아의 발달

보통 18에서 36 개월이 되면 아이들이 가 ‘싫어’하고 거부하는 1차 반항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 시기는 ‘나’라는 스스로의 자의식이 발달돼 무엇이든 스스로 하려는 욕구가 강하지만, 자신의 의사나 감정을 언어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워 부적절한 행동이나 공격적인 모습이 동반되는 시기이다.

아이가 심하게 떼를 쓰면서 물건을 던지거나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하는 분노를 표현하는 행동을 보여 부모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기만 하지만, 아이의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의 한 부분이다. 이시기에 부모가 그 행동에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바로바로 단호한 설명과 함께 실행으로 옮기도록 한다. 몇 분 지나면 아이는 무엇을 했는지 잊어버리므로 오래 설명을 하면 이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혼을 내는 건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타고난 기질

까다로운 성격의 아동들은 적응 능력이 낮고, 반응에 대한 강도가 높으며, 부정적 정서의 수준이 높게 내재되어 있어 부정적 반응 행동을 자주 나타난다. 이는 또래관계나 부모 자녀 관계에서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공격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아동의 경우 그리고 활동량이 많고 충동적인 기질의 아이들에게도 환경적 요인(부모, 주요 양육 대상자) 과의 관계에서 다른 아동들에 비해, 같은 상항이지만, 더욱 많은 좌절과 박탈을 경험하여 공격적인 행동을 발달시키게 된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

아이의 공격성은 주변의 분위기, 부모의 공격성을 목격 또는 이러한 경험을 학습하고 무의식적으로 아이에게 입력된다. 특히 부모의 성격이나 양육태도가 강압적이면 쉽게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고, 부모에게 느낀 분노를 쌓아두었다가 터트리게 되며, 자신이 싫어하지만 잠재의식 속에 학습되어 나타난다.

아이가 화가 나서 흥분해 있을 때 부모가 함께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면 아이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상황이 악화되므로, 이 시점에는 아이와 떨어져 아이와 부모 모두 진정할 시간을 갖는 분리조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있는 방에서 잠시 나와 다른 방에 가 있거나, 산책을 간다.

좌절감과 표현능력의 부족

아이의 좌절감이 공격성이라는 단계로 변한다. 부모에게 요구하는 자신의 욕구가 적절하게 해소되지 못할 때, 그리고 이것이 반복되면, 무력감을 느끼게 만들고 우울해지거나 뜻대로 되지 않는 좌절과 분노감으로 인해 폭발하게 만들 수 있다. 아이의 감정 표현이 미숙하여, 슬픈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기 어려워 공격적이 표현으로 표출된다.

아이가 공격적이라면 그동안 아이의 요구를 너무 들어주지 않았거나, 약속을 자주 어긴 것은 아닌지, 부모가 주도하며 좌절감을 준 것은 아닌지, 아이의 질문에 귀 기울여 들어 주었는지, 아이의 서투른 표현에 기다려주었는지부터 부모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의 관심을 받는 방법

대체로 자신이 한 공격적인 행동의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하는 경우이다.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로, 아이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행동의 대가로 즉시 물질적인 이득, 부모의 시선을 끌 수 있기에 부정적 행동이 더욱 강화된다.

감정 폭발을 반복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아이가 분노를 표출할 때, 아이가 원하는 요구를 바로 들어주게 되어 아이는 분노 폭발로 오히려 이득을 보기 때문에 감정을 조절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렇게 하면 소용없다는 말과 함께 대응을 해주면 안 된다. 긍정적인 행동 시 칭찬과 함께 긍정적인 관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밖에도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강하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될 것이라 믿어 그동안의 좌절감을 잊고 자아존중감이 높아지는 듯한 심리적인 위안을 얻는다

공격성은 누구나 갖고 있으며, 감정의 한 부분이므로 억압이 불가능하고 표출해야만 한다. “저 사람은 별것도 아닌 것에 왜 저리 화를 내지?”라며 의아한 경험을 해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화낼 부분에 화를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꼭꼭 숨겨두었다가 엉뚱한 부분에 화를 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들이 종종 생긴다.

공격성은 체벌이나 벌을 받아서 사라지지 않고 그저 잠시 눌러둔 것이기 때문에 훗날 반드시 더 큰 공격성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 혼나고 꼼짝 못 하던 아이가 다음날 학교에 가서 사고를 치거나 동생에게 화풀이를 하여 분노를 터트리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적절한 공격성은 아이를 생기 있고 활동적인 아이, 적극적이고 자기주장이 뚜렷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 좋은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화를 내면 안돼”가 아닌, 화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아이에게 지도하며 연습을 해야 한다.

도널드 위니 카스(Winnicut)은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자기만의 생을 살아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동력이 공격성(aggression)에서 나온다고 봤다. 이것이 긍정적 공격성이다.

  • 외부에서 오는 정보와 자극을 잘 소화하기 위해 외부의 힘을 막아낼 수 있는 힘
  • 지나가다 누구로부터 외협을 받았을 때 해결할 수 있는 힘
  • 옛것을 허물고 새롭게 뭔가를 개척하기 위한 동력
  • 어려움을 딛고 앞으로 나가고 생을 겪어내고 도전하고 고비를 넘는 것
  • 누구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공격성과 방어성
  • 정당방위

다음 호에는 공격적인 아이의 부모의 역할과 방법적 대안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 배문정님은 브레멘 대학 교육학 석사 후, 현재 라운하임에서 유치원 교사와 교육 & 가족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1353호 17면, 2024년 3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