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R 라이선스 (7): 본 계약전에 체결하는NDA 계약서
(지난 호에서 이어집니다.)
협상하기 앞서 먼저 체결하는 계약서: NDA
협상을 진행하면서 양측은 민감한 정보들을 주고 받을 수 있습니다. 예로, 협상시 라이선스 제공자와 잠재적 사용권자인 양측 당사자가 서로 각각 제안하는 로열티 금액 (로열티율)은 일반에 공개되기를 꺼리는 항목입니다. 또한, 특허 라이선스 경우, 협상시 특허 권리자는 특허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노하우도 공개해야 할 수도 있고, 잠재적 사용권자는 특허기술을 적용하여 만든 제품의 예상매출 등 비밀정보를 서로 공유해야 할 필요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항목이나 정보뿐만 아니라 양 당사자가 라이선스 계약에 대한 협상 혹은 체결한 자체를 비밀로 관리•처리하기를 어느 한측이 혹은 양측이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라이선스 계약에 대한 서로의 기본적인 의향이 확인되면, 구체적인 협상에 앞서 먼저 비밀유지계약서 (NDA = Non-Disclosure Agreement, 또는 Confidentiality Agreement 라고도 합니다. 독어: Geheimhaltungsvereinbarung)를 체결합니다. 즉, 본 계약인 라이선스 계약 전에 NDA계약을 체결하고 협상을 시작하는 것인데, 그냥 의례적 또는 관행적인 절차라고만 보기엔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가 호보 받도록 보장하는 계약이니 신중하게 계약항목들을 심사하셔야 합니다.
한국어 법률 관련 문서에서는 “비밀유지계약서” 대신 “기밀유지계약서”이란 용어도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두 용어의 차이점을 찾아보면, 비슷한 뜻을 가진 표현이되, “비밀”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사용되는 반면, “기밀”은 “국가기관이나 조직체의 중요한 비밀”이라는 설명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업비밀”이란 용어에서도 보듯이, 두 용어가 아주 엄격하거나 일관성 있게 의미별로 구별되어 사용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NDA 주요 항목
협상을 수시로 진행하는 대부분의 회사는 “NDA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여 필요시 상대측의 회사명이나 사업자의 개인 명칭만 추가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표준계약서이든 본 협상을 위해 작성한 특정 NDA계약서이든 상관 없이, 계약서 초안을 반드시 검토 하셔야 됩니다. 크게는 3가지 규정이 NDA 의 핵심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무엇을 비밀 정보로 정의하고, 둘째, 비밀정보를 받은 자(비밀정보 수령자)의 비밀정보에 대한 보호의무와 범위, 그리고 셋째로, 그러한 비밀유지 의무를 어겼을 경우 (위반시)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를 설정하는 규정들입니다.
비밀정보의 정의와 범위: 구체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비밀 정보가 무엇이며, 그의 범위는 어디까지로 이해해야 되는지 규정하는 항목입니다. 일반적으로 비밀정보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비밀정보의 정의와 범위를 가능한 광범위하게 잡으려고 하고, 비밀정보를 전달 받는 입장에서는 가능한 제한적으로 규정 하고자 합니다. 전자의 경우, 비밀정보를 다음과 같이 광범위하게 규정하면 유리합니다:
“… 공개당사자에 의하여 수령당사자에게 직•간접적으로 공개되는 모든 형식의 기밀적이거나 독점적인 성질의 정보로서, 다음을 포함하되 그에 국한되지 아니한 바, 즉, 영업비밀, 방법, 데이터와 노하우, 기술적 그리고 관련 데이터, 공정, (…) 그리고 사업계획, 개발계획, 재정적 (…) 그리고 편집물과 같은 예측과 같은 기술적인 성격의 정보를 말한다.”
반면, 주로 비밀정보를 제공 받는 수령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NDA 계약 체결로 인해 향후 수령자가 독자적으로 혹은 제3자와 공동으로 유사한 관련 기술 또는 사업진행시 부당한 장애요인이 되지 않도록 면밀히 검토할 것을 권합니다. 비밀정보의 범위를 제한하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비밀정보”라고 명시적으로 표시되어 공개되는 경우에만 보호의무를 지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 공개당사자가 비밀정보를 제공함에 있어, 비밀임을 알리는 문구 (비밀, 기밀, 독점적 또는 대외비 등의 표시 등을 의미)가 표시되어 있어야 보호의무가 발생하는 비밀정보로 간주된다.”
보호의무와 범위: 일단 비밀정보로 간주되는 정보를 공개당사자가 수령당사자에게 전달하면, 수령당사자에게는 비밀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는데, 보호범위는 비교적 엄격하게 규정합니다. 같은 회사 동료/직원에게도 비밀정보를 공개하면 안되며, 대부분 업무상 필수적으로 필요한 사람에게만 정보전달을 허용하도록 작성합니다 (need-to-know basis):
“… 직•간접적으로 또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공개당사자의 비밀정보를, 이 계약서에 진술된 조건이나 조항보다 같은 정도나 더 보호적인 조항과 조건에 따라 비밀정보를 보호하도록 의무가 지워지고,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알아야 할 적법한 필요가 있는 사람들 외에 수령 당사자의 임원, 대리인, (…) 또는 고용인에게 공개하거나, 접근 가능하게 하거나, 누설하거나, 보고하거나, 출간하거나, 배포하거나 양도하지 않는다.”
보호의무 위반시 책임의 범위: 수령당사자가 NDA 계약에 규정된 보호의무를 위반한 경우, 이로 인하여 발생한 공개당사자의 손해를 배상한다는 항목입니다. 주목할 점은, 비밀호보 의무위반은 비밀정보 특정상 제공당사자에게 치유 불가능한 손해를 야기할 수 있으며, 금전배상만으로는 그러한 의무 위반에 대한 충분한 구제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것을 반영하여 책임의 범위는 강도를 높게 규정합니다:
“각 당사자는 이 계약서의 위반이 상대방에게 즉각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수 있고 금전적 손해는 충분한 구제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승인하고 동의하며, 공개 당사자는 해당 위반에 대한 구제로서 특정적 이행, 금지명령에 의한 구제책 또는 강제조치에 대한 행사 권리를 갖는다.”
(다음 호에서 이어집니다.)
저자: 김병학
독일 및 유럽 변리사,
물리학 박사, 법률학 석사 (LL.M.), 경영학 석사,
핵심분야: IPR 사업화, 라이선싱
거주지: 독일 슈트트가르트
소속: ROBERT BOSCH
연락처: kim.bhak@gmail.com, byong-hak.kim@de.bosch.com
1319호 16면, 2023년 6월 16일